Sunday, June 24, 2012

가슴 위 상처, 가슴 속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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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학교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되고 수술 받기 전 매주 가던 잠실의 실내수영장을 다시 찾아갔었다. 그런데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들어가려는 순간 관리인이 나를 막고는 이야기했다.

"학생 환불해줄 테니깐 수영장에서 나가주었으면 좋겠네요" 

몇번의 이유를 물어보고서야 내가 좋아하는 수영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단지 수술떄문에 생긴 가슴 가운데의 봉합 흉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수술을 받기 전 굵은 철사심으로 조직검사를 했을 때 그 고통이 너무 아퍼 목놓아 울었고 수술이 끝나고 치료를 받으며 빠지는 머리카락에 두번째 목놓아 울었고 수영장에서 돌아와서 참았던 서러움에 목놓아 세번째 울었다.


그렇게 원하지 않던 수술 이후 난 육체적 고통때문에 아파서 서러웠고 외모가 변한다는 두려움때문에 서러웠고 그 마지막 서러움은 나는 전혀 신경도 안 쓰고 있던 사회의 잘못된 시선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서러웠다. 사실 그 이후에도 한 여름에도 흉터를 가리기 위해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었고 나도 모르게 사람들이 내 흉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싫었다. 수영장에서처럼 거부당할거라는 그 불안감때문에 말이다.

실 이젠 전혀 의식하지도 않지만 아직도 그 수영장 관리인의 육성과 얼굴은 우연히 스쳐지나가는 길에서도 알아볼 것처럼 생생하다. 별거 아닌 것 같고 잊어버리면 그만일 것인데도 막상 이렇게 오래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생생한 것을 보면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상처의 깊이가 얼마나 무섭고 깊게 새기어 지는지 새삼 느껴진다.

칼집에서 칼을 뽑지 않아야 사람을 밸 수 없듯이 칼 같은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할텐데... 내게 흉터가 남겨지고 그 흉터를 바라봄은 누군가를 상처줄 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의 깊이와 아픔을 기억하며 다른이에게 주지 말라는 유품같은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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