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8, 2012

희망하지만 걱정도 된다. - 안철수 후보의 비전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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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부터 다들 들뜬 분위기에 야당이 과반 국회를 만들어서 현 정부의 못된 짓들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순간에도 여당 지지자인 듯 그렇게 낙관하고 싶지 않다며 때로는 친구들과의 이야기에서 찬물을 끼얹기도 했었다. 총선 때도 낙관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의 흐름과 사람들의 술렁거림이 SNS 이나 인터넷과는 정말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현 여당이 계속 집권하면 이민가버리겠다는 농담아닌 진담을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여당의 생각하지 못한 삽질과 치밀하지 못한 (물론 이 마저도 계산된 전략이라면 무서운 집단이지만...) 부분들 때문에 자기 무덤을 파는 많은 사건들을 뿌리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안철수, 문재인 같은 당대의 지장(智將)과 덕장(德將)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래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안철수 후보의 정책 발표를 읽으면서 느낀 부정적 세 가지는 역시나 그분께서 대선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을 때의 느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발표 안에서 느끼는 희망과 강한 의지와는 별도로 그냥 알수 없는 느낌이 든다. 발표 내용 모두 구구절절 다 옳은 이야기고 그리고 그 의지로 인하여 분명히 지금보다 더 큰 희망을 제시해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견도 내릴 수 없다. 근본적으로 그분의 철학은 선하고 인간다움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

조심스럽지만 부정적 세 가지 느낌은 다음과 같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 옳다 그르다의 이야기는 아니다.

ⓐ 정당 정치의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이 안 그려진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정당 정치에 의해 움직인다. 아무리 더럽고 그 집단에 환멸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정작 모든 정책의 결정과 동의는 국회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안철수 후보가 집권을 하게 된 다음 그 이후 정당적 기반을 가지지 않은 대통령이 가지는 한계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래서인지 비전선언문 안에서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여야의 합의로 법을 만들어 주십시오." 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집권 후에도 여야의 합의로 법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만들어 달라"는 청유에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 아닐까.

아울러 정당정치의 가장 큰 조직력은 선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아무리 시민이 참여하는 선거라고 하더라도 조직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 경제민주화, 복지 국가에 대한 비전을 읽으면서 우리 현실의 비참함과 암담함은 느낄 수 있었지만 정말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주는 정치"를 위한 기본 원리가 무엇인지 궁금함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두가지 모두 사실은 간단하게 말해 '힘있는 정부'와 '자유로운 정부'의 기본적인 철학의 근거에 두었을 때 힘있는 정부가 지향해야하는 국가론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그 힘은 단순히 집권으로만 해결 될 수 있는 문제는 절대 아닐 것이다.

국가는 모든 국민들의 억울함과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신문고가 되기 보다는 그 억울함과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미래에 대한 강한 희망을 위해서는 현재의 아픔과 슬픔의 공감 위에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의 변화에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해주었으면 좋겠다.

ⓒ "오로지 저만이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이라는 ...." 구국의 신념은 바람직하지만 오로지 저만이 가능한 것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내가 만약 연설문에 관여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 부분은 '저를 중심으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라고 바꾸고 싶다. 물론 선거에 이기기 위해 강한 자신감은 좋지만 지금까지 느낀 안철수 후보의 이미지와 개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구국의 의지는 오히려 이질적으로 들렸다.

사실 위의 세가지 외에도 북한이 핵무기 포기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도 조금은 쌩뚱맞은 삽입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난 안철수 후보가 참 좋다. 신선하고 그리고 무엇인가 지금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바라보지 않는 권력의 부패와 추악함을 씻어내 줄 수 있는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강하게 믿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알고 계신 몇몇 분들도 안철수 진심캠프에 계셔서 반가움도 크지만 그렇다고 마냥 맹목적 지지를 보내고 싶지도 않는다.

더 지켜보고 더 기대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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