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6, 2012

아이들은 어른의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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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몇일동안 씻지 않은 체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있는 할아버지 곁으로 어떤 한 아이가 다가갔다. 그 누구도 다가가지 않으려는 노숙인에게 아이가 다가가서 할아버지에게 말한다.

"아버지, 배고프지는 않으세요? 저는 배고플 때 가장 슬퍼요. 할아버지 굶지 말아요" 

하면서 자기 손에 쥐어 잡고 있던 오천원짜리 지페를 할아버지에게 건내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얼른 조금 떨어져 있던 엄마의 품으로 달려갔다.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무엇인가 칭찬하는 듯한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셔틀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갑자기 그 아이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고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길게 줄 서 있던 셔틀 버스 대기 선에서 벗어나 그 아이와 엄마를 따라 걸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 이쁜 마음이 너무 신선해서 그 아이를 내 마음 속에 담아보고 싶은 마음었을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따라갔고 마침 목적지와 별로 다르지 않아서 조금은 힘들지만 걷기를 자청하며 그 엄마와 딸을 따라가게 되었다.


내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는 엄마에게 조금은 서툰 말솜씨로 물어보았다.

"엄마 그 아저씨는 왜 거리에서 그렇게 누워계셨어? 그리고 어떻게 배고픈지 알어?" 

조금 듣고 있으니 엄마가 아이를 시켜서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주도록 시켰고 그 행동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냥 아이가 들은 정보는 '할아버지는 배고플 것 같으니...' 라고 들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말에 엄마는 잠시 걸음을 느리게 걸으며 아이를 바라보며 이야기해주었다.

"OO(아이 이름)도 길을 가다가 넘어질 때가 있지? 그때 넘어질 때 누가 도와주면 기분이 어땠는지 기억나니? 저기 누워 계신 할아버지도 잠시 넘어지셨는데 누가 도와주면 더 빨리 일어날 수 있겠지? 할아버지가 배고픈지는 모르지만 다시 일어날려면 힘이 필요하겠지?" 

엄마의 모든 이야기를 정확하게 듣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는 엄마의 모습에 그 아이가 얼마나 행복하게 자랄지... 그리고 무엇보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누어주며 살아갈지 느낄 수는 있었다. 오래전 서울역 노숙인들을 바라보며 아이에게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너도 저렇게 돼" 라는 어떤 엄마의 이야기에 느낀 황당한 느낌 이후 몇년만에 들은 신선한 모녀간의 대화와 행동은 분명 신선한 충격이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랑을 가르쳐 주는 가장 멋진 엄마를 볼 수 있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은 어른의 투영이다. 어른이 나눔의 마음을 가진다면 그 나눔의 마음으로 아이들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말 아주 오랫동안 가야하는 길이 달라지는 그 순간까지도 그리고 조금은 여운을 가지며 멀리 가는 그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이런 모습이 내가 목격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길게 오랫동안 그 모녀의 모습을 깊이 담으려고 서 있었다.

른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분명 '사랑 가득한 아이'로 자라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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