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ovember 15, 2013

인간의 기호를 위해 사라지는 생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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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은 어느 순간 가장 극대화 되는가?"

인간에게는 별 것 아닌 한순간의 기호 (favorites; preferences) , 즐거움으로 끝나지만 그 기호를 충족시키거나 공급하기 위해 생명을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아닐까? 즉, 인간은 그저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서 소비하지만 그 소비에 충족하고 위해 동물들의 생명은 사라져야 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공급 방식과 다양한 시장이 형성된다. 문제는 그 복잡함을 소비자가 모두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나에게 공급되는 어떤 재화나 서비스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공급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기 힘들게 된다. 예를 들어 대량 생산의 불편함 - 동네 경제를 꿈꾸며 ] 에서 생각해본 바나나와 같이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를 기반으로 하고 자연스럽게 대량유통의 과정을 포함하게 된다. 문제는 바나나를 소비하는 개별 소비자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대량유통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사용하는 전자기기가 저소득 국가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생산된 제품이거나 심지어 축구공과 같은 스포츠용품도 저소득 국가의 아동 노동력까지 착취해서 생산, 유통 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의 생존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다. 생산자는 자신들의 생산과정이 어떤 과정인지 꼭 발힐 필요가 없게 된다는 점, 소비자는 생산과정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고 자신이 소비하려는 제품과 서비스에만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 두가지 상황은 적절하게 비윤리적인 생산과정과 소비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소비과정을 만들게 된다. 


'피의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로 유명한 시에라레온 (Sierra Leone) 국가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을 위해서 다이아몬드를 팔아서 군수물품을 사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이아몬드는 서로를 죽이는 군수 물자를 위한 자금원이 되었고 결국 서로를 죽이는 무기를 위한 다이아몬드란 의미로 피의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사실 다이아몬드 자체의 유통 과정만 생각하면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유통 과정의 효율(?)을 위해서 유통업자들이 군수 물자 공급 업자와 직접 연결하여 군수 물자의 대금을 다이아몬드로 받고 내전 과정에서 상대의 전력과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포로의 팔이나 다리 하나를 자르는 잔인한 과정이 알려지면서 내전에 관련된 다이아몬드를 취급하지 않겠다는 과정이 포함되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생명에 관련된 일들은 그 파급력과 그 대책을 마련하는데 빠를 수 있지만 사람의 생명과 관련이 직접적 관계가 보이지 않을 때는 생산과정의 도덕성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비도덕적 영향이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 소비자들의 인식에서 얼마나 알려졌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샥스핀 (shark's fin)

개인적으로 샥스핀을 처음 접한 것은 어린 시절 (유치원 정도) 고급 중국음식점에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샥스핀이란 그저 젤리나 뭐 좀 특이한 부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만 하며 질감을 느끼며 먹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자라면서 샥스핀이란 샤크(shark) 의 지느러미(fin) 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지느러미를 얻기 위해서 상어를 포획하고 지느러미만 자르고 살아있는 체 상어의 몸통을 바다에 던지는 소위 지느러미 사냥 (shark finning) 을 통해 얻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가장 많은 소비를 하는 국가는 홍콩이지만 실제 한국도 무시하지 못할만큼 수입량이 많다. 특히 말린 샥스핀의 경우 특별히 잔인하게 죽어 투척되는 상어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을만큼 그저 중국 음식의 식재료의 하나 정도로 여겨질만큼 가공되어 수입된다고 한다. 유통의 과정은 결국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 과정을 포장하는 과정이 되고 어느정도 그 과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소비와 생산은 별개라는 생각 혹은 나 하나 소비해서 뭐 어때... 와 같은 태도때문에 결국 인간의 탐욕은 증가했고 그에 따라 지느러미는 잘리고 바다에 가라앉아 죽어야 하는 상어의 개체수는 증가하게 되었다. 


특별히 통계 수치를 인용하지 않으려 한다. 특별히 정량적인 분석이 인식의 변화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는 사실때문이다. 다만 샥스핀을 대하는 혹은 옹호하는 사람들의 몇몇 논리를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 탐욕을 포장하는 방법을 살펴보고 싶은 것이다. 


많은 샥스핀 옹호론자들은 주로 샥스핀의 유통에 관련된 사람들이다. 사실 샥스핀은 그리 영양학적으로 좋은 재료도 아니고 식감 (texture) 측면에서는 좋을지 모르지만 딱히 그 정도 식감을 위해 상어가 희생될만큼 보잘 것없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선 상어는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위 포식자이다. 즉, 상위 포식자는 개체수 자체가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느러미에 미쳐 포획되는 개체 안에는 새끼 상어를 품고 있는 어미 상어 혹은 새끼 상어, 그리고 개체수로 보면 멸종 위기에 있는 어종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계에 분명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 옹호론자들의 논리는 점점 억측에 가까워진다. 상어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느러미를 팔고 싶은 상업적 변론일 뿐이라는 것은 점점 줄어드는 상어의 실질 개체수가 증명해줄 것이다. 

사실 아무리 생태계, 환경적 측면에서 이야기해도 그런 이야기가 제대로 설득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요즘은 상어에 축적된 중금속 특히 수은의 축적량이나 영양학적 불균형을 거론하여 소비자들이 샥스핀을 찾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조금 잘못된 생각은 샥스핀을 주식으로 즐겨 먹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거의 관광객이나 몇번의 경험으로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몇몇 소비자가 아닌 실질적으로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사실 가장 큰 핵심은 높은 가격을 유지하며 유통하면서 소비하는 큰 규모의 대형 음식점과의 관계를 끊을 수 있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나라들은 샥스핀을 유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초기 샥스핀의 유입은 샥스핀 요리가 가능했던 중국 화교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 재료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들에게 소개되며 그 인기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생산 과정이 밝혀지며 많은 유통을 막았다. 최근 국내 항공사들도 말린 샥스핀을 운송 금지 품목으로 지정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비행기로 운송될만큼 비싼 가격을 매기고도 소비가 이루어지는 식재료였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정부 차원 혹은 유통 자체에 대한 물량의 제한 그리고 국제 가격 시장에서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어부들에게도 쉽게 끊기 힘든 유혹으로 남을 것이다. 

밍크 (mink) 

한때 밍크 코트는 강남 사모님의 필수 아이템 같은 대상이었다. 코트 하나를 만드는데 밍크 60~80마리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밍크를 살아있는 체 가죽을 그대로 벗기고 이렇게 해서 가죽이 벗겨진 밍크는 결국 버려진 체 죽어가고 가축의 사료로 쓰이거나 처참한 최후를 가지게 된다. 대한민국은 2008년 금융위기에 잠시 주춤한가 싶더니만 홈쇼핑과 수많은 저가 모피 제품을 통해서 소비량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중년 여성에게는 한벌쯤 있어야 체면이 서는 일종의 'MUST HAVE' 아이템이라고 광고하기에 이르렀다. 밍크 가죽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영상을 우연히 볼 수 있었는데 그 영상을 보는 순간 인터넷에 떠돌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데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 특히 모피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마 말로 할 수 없을만큼 끔찍하고 가죽이 벗겨진 체 뒹굴고 있는 밍크들은 결국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몸부림 치다가 죽어가고 만다. 밍크의 대량생산을 위해서 밍크는 야생에서 살 수 있는 개체보다 태어나서부터 사육되고 좁은 우리에서 가두어져 살다가 상품가치를 가지는 순간 바로 모피만 취해지고 바로 생명이 사라지게 된다. 결국 태어나서 모피만을 위해서 생명이 끊어져야 하는 것이다. 

역시 모피 옹호론자들은 다양한 논리를 내 놓는다. 밍크의 개체수를 조절한다는 이야기와 같이 개체수 조절에 대한 이야기는 제대로 알지도 못한 체 마치 유식한 논리로 내놓는다. 그러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밍크는 개체수 측면에서도 상상하지 못할만큼 줄어든 상태이다. 문제는 이미 세계적으로 밍크모피를 방송과 같은 공식적 미디어에 보여 줄 수 없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막고, 유명인사들 중 많은 사람들도 이런 모피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는 밍크모피만 보더라도 완제품 뿐만 아니라 밍크모피 재료의 수입량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심지어 홈쇼핑에서 방송하여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부축이며 더욱 더 많은 밍크모피를 소비시키고 있다. 


유독 늘어나는 밍크모피의 소비량과 더불어 아웃도어 시장이 미국 시장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을 가지고 이는 인구 대비로 따지면 비정상적인 소비량이라는 보도를 본 외국인들은 아마도 한국은 남극과 같은 기후를 가진 나라가 아닐까 추측할지도 모른다. 특별히 밍크모피가 아니면 막아주지 못할 추위를 가진 것도 아니고 특별히 얼어 죽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은데 유독 이런 소비의 추세가 나타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루왁 (luwak) 

요즘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내용이 바로 루왁 (luwak) 이다. 루왁은 인도네시아 지역에 분포하는 말레이사향고양이 (현지어로 이 야생 사향고양이를 luwak 이라 부른다.) 가 커피 열매를 먹고 소화시키지 못한 열매와 배설물이 함께 섞여 나온 커피 원두를 이야기한다.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에 방문했을 때 우연한 기회에 이 루왁 커피 (Kopi Luwak) 을 마셔본 적이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 친구가 현지에서 채취한 샤향고양이의 배설물을 가공하고 커피로 내려 마시게 해주었는데 개인적으로 커피의 맛은 비슷했지만 그 향이 정말 독특하고 오래 남는 맛이라는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커피를 마시기 전에 채취하는 과정과 만드는 과정을 보았을 때 특별히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야생에서 돌아다니는 샤향고양이의 배설물을 숲 사이에서 채취하고 채취된 양만큼 가공해서 적은 양으로 가공하고 그 중 상품으로 팔 수 없는 것들을 모아 스스로 소비하던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루왁에 대한 인기와 많은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야생의 사향고양이를 포획해서 우리에 가두고 커피 열매만 먹이고 그 배설물을 채취해서 생산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야생고양이들은 심한 스트레스와 영양실조에 걸려 대부분 시력을 잃고 털이 빠져 결국 죽게 되는 개체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나름 사향고양이가 숲속에서 어느정도 개체수가 유지되었지만 루왁 생산을 위해 포획이 이루어지면서 심지어 새끼들까지도 태어나면서 야생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체 루왁 커피 생산에 쓰이다 죽어간다고 한다. 결국 암컷, 수컷 가리지 않고 포획하고 포획된 개체들은 죽을 때까지 커피만 먹다가 죽어야 하기 때문에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실제 사향고양이는 야생상태에서 다양한 영양 섭취를 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영양분이 섞인 배설물이 실제 우리가 고급 커피라고 말하는 루왁이지만 그런 루왁 커피의 높은 시장 가격때문에 사육되어 만들어진 루왁 커피도 야생 루왁에 비해 싸지만 그래도 일반 커피보다 비싼 가격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샥스핀이나 밍크모피의 경우 소위 동물성 재료를 얻기 위해 생명을 끊는다는 직접적인 잔인함이 느껴지지만 배설물을 원하기 때문에 동물 자체엔 별 해가 없겠지 하는 방어 논리가 생긴다는 점이 조금 다르다. 그러나 곰 쓸개즙을 얻기 위해 곰 쓸개에 직접 호스를 연결해 사육하는 과정을 생각한다면 루왁의 경우와 그 잔인성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오히려 어떤 측면에서 인간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점점 생명을 끊어가는 길고 오랜 (사실상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샥스핀이나 밍크모피에 비하면...) 시간동안 잔인한 과정을 계속 이어가는 과정일지 모른다. 

간의 탐욕으로 넘어와 보자.

인간의 탐욕은 언제 극대화되는가? 를 다시 물어보자. 대표적으로 세가지 (샥스핀, 밍크모피, 루왁) 의 경우를 생각했지만 이 세가지는 인간의 탐욕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소개한 것이다. 인간의 탐욕은... 작은 의미에서 욕심은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풍요로움은 그 풍요로움에 감사하고 남는 것을 나누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기 보다는 좀더 사치스러운 호화스러운 뭔가를 찾는다. 그런 사치와 호화가 자신을 더 돋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어떤 것도 자신을 대신 대변해줄 수 있는 인격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부러워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는 것인지 모른다. 그 심리적 과정이 어떤 것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런 과정에서 사치스러운 것... 먹을 것보다는 좀 더 맛있는 것을... 입을 것보다는 좀 더 멋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탐욕은 점점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그 사치의 가치는 그 가치를 만들기 위해 좀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야 가치있다고 느끼는지 모른다. 그렇게 그냥 자신의 입맛에 맛는 다양한 식재료가 있어 한끼 식사로 스파게티 한 그릇 먹는 것, 좀 더 맛있는 것을 위해 고급 소고기 스테이크 한 그릇 먹는 것보다 상어 한마리 정도 죽어야 나오는 샥스핀이 더 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가격에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자신의 자본력에 만족한다. 정말 상어 한마리가 지느러미가 모두 제거된 체 바다 밑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치룰만큼 샥스핀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사계절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아주머니들 밍크모피 한벌쯤은 있어야 한다고 몇백에서 몇천만원 하는 밍크모피를 생각하며 언제 사야하나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겨울을 따뜻하게 나기 위해서 밍크모피 정도 있어야 따뜻하고 폼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 벌을 만들기 위해 밍크 60~80마리는 살아있는 체 가죽이 벗겨지고 살육된다. (기절시킨다음 혹은 안락사 시킨 다음 벗긴다고 해도 별로 다를 건 없다.) 그렇게 60~80마리의 밍크 생명이 필요한 만큼 우리나라의 혹한(?)을 지켜줄 방한 용품이 없는 그런 나라인가? 아니면 단지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해 그 수많은 생명의 살육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우와하게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커피가 만들어지는데 수많은 생명의 염증과 고통을 만드는 것이라면 그 향기가 아무리 향기롭다고 해도 생명이 죽어가며 내는 냄새보다 더 강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른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얼마나 길고 강한 만족감을 줄지 모르지만 인간의 그 만족감이 야생동물들이 자연에서 뛰어 놀며 자연의 풍경을 만드는 그 만족감보다 더 가치있는 일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향고양이들에게 전혀 가치가 없어 내놓는 배설물조차 인간에게는 탐욕의 대상이 되어 자신들이 털이 빠지고 시력을 잃어가며 죽어가야 하는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들에게는 얼마나 슬프고 어이없는 사실이 될것인가? 

그들은 그런 것이라도 해야... 

이런 모든 잔인함에도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 혹은 의도하지 않는 가해자가 되지 않기 원하는 소비자들은 때로는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상어를 잡는 사람들, 밍크모피를 기르는 사람들, 루왁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고 그들은 그런 것을 통해 생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런 논리로 생각하면 이런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사람들도 그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높은 시장 가치를 가지는 재료들 (식재료, 의복재료) 의 특징은 실제 소비 시장과 생산 시장 사이에 가공, 유통 시장이 자리잡고 있어서 실제로 부가가치의 이익은 거의 대부분 중간 유통 업자들이 가져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생산자들은 대부분 생계를 위해서 작업을 하지만 그 작업의 실제 소비 시장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고 모르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무역이란 유통단계의 과다한 이익을 생산시장과 균형있게 분배해서 생산시장의 인력이 지속가능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협력적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무역이다. 단순히 생존을 위한 생산시장이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유통 시장의 자본가들은 생산자들의 생계를 걱정하는 마음이 근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생산자들이 더 이상 생산능력이 없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더이상 생산력이 없어지면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한다. 그렇게 한 지역의 자원 생산력을 고갈시키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지속적인 착취를 이루게 된다. 적어도 소비자로 이런 착취구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소비를 하지 않아 소비 시장에서 더이상 수요가 없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생산자의 생계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심을 가리기 위한 변명이자 결국 중간 유통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꼭두각시가 되는 것 뿐이다. 

[ 사람들은 조금씩 병들고 경제는 살아나고... ] 한때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넘던 나우루가 이제는 제대로 어업도 농업도 못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당뇨병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던 이유는 나우루의 사람들의 생명에는 관심없고 그저 자원에만 관심있던 선진국들의 탐욕이 만든 결과일 것이다. 

탐욕의 시작은 창대하지만 그 끝은 비참할지도... 

나우루의 경우는 차라리 자원적 가치가 있는 인광석을 향한 인간의 욕심이지만, 샥스핀이나 밍크모피, 루왁 커피의 경우는 인간이 스스로 만든 브랜드 가치 (brand value) 을 쟁취하기 위해 자연의 생명을 함부로 죽여도 된다는 오만에 빠진 결과일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브랜드 가치는 마치 인간의 이성적인 결과인 것 처럼 이야기하고 기업이 가지는 브랜드 가치에 대해서 많은 경영학자들이 군침을 흘리며 이야기했지만 사실  브랜드란 인간이 만든 허상과 탐욕의 적당한 측정값이란 생각이 든다. 샥스핀이 어떤 식재료보다 고급 재료가 될 이유는 별로 없다. 정말 어떤 우연한 기회와 역사에 의해 시작했을 것이고 그 가치가 인간에 의해 높게 평가 되었을 것이다. 밍크도 루왁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인간성은 경제적 이익 앞에 충분히 무시될 내용인가 하는 점이다. 

인간이 욕심내는 그 무엇이든 그 내용이 탐욕이 되고 인간의 이성적 판단 이상의 가치를 매기게 되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결국 인간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과정을 단순히 원가(cost) 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원점으로 돌리면 샥스핀을 먹지 않는다고 인간이 멸종하는 것이 아니다. 샥스핀에만 존재하는 인간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샥스핀을 먹는다고 기대 수명이 1년 정도 연장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일지 모른다.) 밍크모피를 입지 않는다고 해서 이겨내지 못할 추위가 인류에게 다가온 것도 아니다. 유명 연예인들이 선전하는 기능성 아웃도어 제품으로도 충분하다. 루왁커피를 마신다고 커피 마실 줄 아는 고급 테이스터가 되는 것도 아니고 역시 불로장생을 위한 영양성분이 함유된 것도 아니다. 

Who are causing global problems! Source: from Greedy Bank (greedybank.com)

이성적 판단으로 '그것들'을 소비할 이유는 단지 우리의 기호뿐이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기호 (favorites) 뿐이다. 인간의 기호가 상어의 생명을, 밍크의 생명을, 루왁의 생명을 사라지게 할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소비들'에 별 이견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보자. 우리의 소비가 그 어떤 곳에서는 파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그런 의미에서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이 세상의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네트워크의 존재이다. 네트워크란 단순히 인터넷 네트워크와 같이 '이어져 있는 (connecting)' 의 의미 뿐만 아니라 '균형 잡힌 (balanced)' 시스템이기 때문에 과도한 탐욕은 결국 다른 곳에 비 이성적 현상을 만들어 낸다. 내 기호에 내가 소비하고 싶은대로 소비한다면 그 어떤 곳은 그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원이 필요하게 된다. 문제는 그 자원을 쓰지 말라는 점이 아니라 파괴적으로 써서 더이상 그 자원을 쓰지 못하는 죽은 네트워크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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