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9, 2014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 ─ 금연구역의 역설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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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주요 국가 중 흡연을 장려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흡연의 위험성이나 질병 유발의 직접적, 간접적 연관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얻고 있기 때문에 국가의 건강 보건 차원에서 흡연이 아닌 금연 정책을 펼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바로 가격 정책이다. 생산 가격은 낮아도 국가적 차원에서 세금을 높게 부과하여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여 금연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2014년 담배 가격 (담배에 부과된 간접세) 인상에 대한 많은 논의 가운데 국민의 보건 및 건강을 위한 정책이라 주장하는 국가와 담배를 통해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주장이 펼쳐진다. 무엇이 틀리다고 말하기에도 어렵고 담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 흡연자의 주장에 대해서 동조를 하거나 반대를 하기에도 어렵다. 그런 이유에서 담배가격의 인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한가지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담배를 싫어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담배 연기에도 생리적으로 빨리 반응하고 심한 경우에는 가슴 통증을 일으킬 정도로 담배 연기조차 멀리하고 싶어 한다. 그런 입장에서 흡연자의 심리와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제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는 것을 거의 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담배를 피고 옷에 담배 냄새가 나는 사람조차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데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지나치거나 가장 심한 경우 그런 길거리 흡연자의 뒤를 쫓아가게 되는 상황이면 참 힘들게 된다. 그래서 길거리를 가다가 멀리 돌아가는 상황이 되어도 돌아가는 경우는 두리안 (열대 과일) 을 파는 상점과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흡연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보행 중 흡연의 문제점은 단지 간접 흡연의 문제 뿐만 아니라 담배불이 타인에게 화상과 같은 직접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흡연자가 손을 내리고 있는 높이는 아이들에게는 얼굴의 높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상해가 가해질 수 있다. 

가의 정책이 금연인가 흡연인가? 

국가의 정책이 흡연인 국가가 어디 있을까 싶지만 국가가 말하는 정책의 방향과 실제로 시행되는 정책의 방향이 전혀 다른 경우가 바로 대한민국의 흡연 정책이다. 정책이란 아주 간단하게 국민들이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좋다 혹은 어떤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라는 기본적인 지침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들 모두가 가지는 생각이 다르고 그 생각의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많은 충돌에서 누가 옳다는 것이 정해지지 않으면 국가는 국민대 국민의 다툼으로 모든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에 힘들어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교육 시설 근처에는 '유해' 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는 정책이 주어진다면 교육 시설의 하나인 초등학교 근처에 자신의 자본과 자신의 의지로 단란주점을 경영할려고 한다고 한다고 했을 때 국가의 정책이 없다면 초등학교는 새로 세워질 유해시설을 미리 알아서 이들이 들어서지 못할 이유와 유해 시설이 어떤 (손)해를 초등학생들에게 입힐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이 '자본의 합리적인 주관적인 사용에 의한 부가가치의 증가보다 교육 시설의 학생들이 피해보는 사회적 비용이 더 크다' 는 입장이 정해진다면 불필요한 분쟁없이 단란주점을 경영하려는 자본가는 알아서 다른 자리로 피하게 될 것이다. 

가의 정책 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이란 이와 같이 '무엇을 하려고 할 때'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해도 되는 것은 정책의 장려 (promotion) 이 되는 것이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정책의 규제 (regulation) 이 되는 것이다. 작은 오해 중 하나는 정책은 꼭 도덕적, 윤리적 영역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이는 두가지 이유인데 1) 비도덕적, 비윤리적이라 해도 사회적 공익이 분명히 보이는 경우와 2) 국가의 철학이 지향하는 것이 뚜렷할 때가 있을 것이다. 즉, 국가가 항상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체주의 국가가 국가의 전쟁 수행을 위해서 국민들을 동원하고 그들의 죽음의 가치보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정책의 방향이라면 국가는 국민들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어도 그에 대한 가치를 덜 평가해서 국가 배상 / 보상에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가의 정책은 때로는 야만적이다. 나치의 유태인 학살은 전형적인 투표로 선출된 국가의 폭력이 강제적인 유태인 선별 (opt-in) 된 경우이다. 정책의 선별적 적용은 폭력이 되기 쉬운 대표적인 예이다. 

다시 흡연의 문제로 넘어오면 국가의 정책이 '흡연 장려 정책' 인지 '금연 장려 정책' 인지 아는 방법은 아주 간단할 수 있다. 이는 흡연이 건강에 해를 주어서 국민 건강, 보건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다와 같은 주장이나 흡연의 알려진 직접적 발병 원인과 같은 과학 혹은 의학적 사실과 관계가 없다. 이 모든 사실을 통해 국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만약 국가가 가격을 통제할 수 있고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싼 담배가격을 유지한다면 그것이 흡연 장려 정책인지 금연 장려 정책인지 각자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분명 흡연 장려 정책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사유화가 되어 있지만 사유화 이전 담배를 제조 판매를 공기업이 담당했다는 측면에서도 최소한 당시의 국가 정책은 흡연 장려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의 결과물로 아무리 '우리 국가는 흡연 장려 국가야!' 라고 주장해도 국가가 '아니야! 우리는 금연 장려 국가야!' 라고 주장한다면 쉽게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가 정책의 기본값에 대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스마트폰의 앱을 사용하다 보면 설정 (settings / configuration) 에는 기본값이 있다. 사용자가 아무 것도 손대지 않으면 초기에 설정된 값을 기본값 (default) 라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위해서 혹은 반대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기능을 제거하기 위해서 설정에 들어가 사용자가 설정값을 정할 수 있다. 즉, 기본값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사용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프트웨어가 문제를 일으키면 아주 간단하게 기본값으로 다시 돌아가기 (set to default) 혹은 공장초기화 (factory reset) 을 하게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기본값이란 '이 정도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겠구나...' 라는 배려의 차원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자신들이 장려하고 싶은 기능을 기본값으로 놓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최근의 클라우드 서비스 중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는 스마트폰이나 타블릿에서 찍은 사진을 자동으로 자신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리는 기능을 장려한다. 즉, 사진을 찍으면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라가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드롭박스 (Dropbox), 원드라이브 (OneDrive), 아이클라우드 (iCloud) 등이 있다. 초기에는 이러한 기능을 원하지 않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이 기능이 설정되어 자신이 열심히 찍은 사진들이 온라인 클라우드에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아이클라우드 사용자는 자신이 열심히 찍은 아주 사적인(!) 사진이 자신의 집에 같은 계정으로 설정된 애플TV 에서 보여지기 되어서 부인과 싸우게 되기도 했다고 한다. 만약 이 기능을 알고 있었다면 당장에 실행되지 않도록 했을 것이다. 결국 설정의 기본값이 '사용함' 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이다. 

구글의 서비스 Auto Backup 에 의해서 자동으로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려준다.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opt-in 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의 기본값이란 '모든 사용자들이 만족할 좋은 기능' 이기 때문에 설정해 놓기 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회사)의 정책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살려서 이를 하나의 좋은 마케팅 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본값을 '사용함' 으로 해야 더 많은 사용자들을 사용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되고 두번째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 앱을 설치할 때 해당 기능을 사용 / 사용안함 (Turn on / Turn off) 을 설정할 수 있는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어느 정도 합의된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자(회사)의 정책은 '해당 기능 사용 장려'임을 생각해야 한다. 

본값은 항상 좋은 것인가? 

이 질문의 대답이 '아니요' 라는 것은 그냥 느낌으로도 알 수 있다. 에를 들어 한때 다수의 사용자를 자랑하던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었다. 이 서비스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플러그인 (실제로 액티브액스; ActiveX) 을 설치해야 했다. 해당 플러그인은 사용자가 음악을 듣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이 플러그인이 문제가 되었던 이유는 소위 그리드 컴퓨팅 (Grid computing)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만약 A 라는 사용자가 음악을 듣게 되면 안정된 음질로 듣기 위해서 음원에 관련된 데이터를 서버에서 자신의 컴퓨터로 받아 놓고 이를 실행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사용자 B가 동일한 음원을 서버에 요청하면 서버에서 해당 파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아 놓았던 사용자 A 의 컴퓨터에서 전송하게 된다. 기술적으로 나쁜 기술은 아니지만 서비스 회사는 사용자의 컴퓨터 자원 (하드디스크, 램 등) 을 함부로 사용해서 다른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신이 쓰지 않는데 컴퓨터가 계속 돌아갈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자신의 컴퓨터가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이 경우 음악을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이 알기 힘든 내용을 기본값을 설정해 두고 (심지어 이를 쉽게 해제하지도 못하게 하고) 사용한 것이다. 즉, 사용자들에게 음악을 듣는 기쁨을 담보로 기본값만 존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그리드 컴퓨팅이 나쁜 것은 아니다.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인 SETI 프로젝트는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신의 개인 컴퓨터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SETI@Home 이 있다. 즉, 사용자는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동안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참여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컴퓨터 자원 (CPU, 메모리 등) 이 사용된다는 것을 잘 알고 참여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모든 정책에는 기본값이 존재하고 특별한 경우 이를 사용하지 않을 권리와 자신이 원한다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SETI@home 프로젝트는 개인용 컴퓨터를 데이터 분석에 참여하기 원하는 (opt-in) 사용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결국 기본값이란 모든 사용자들이 좋은 공익적 목적을 대변하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예로 다시 돌아가면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기본값인 '사진 업로드 기능 사용함'으로 설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다 보면 자신의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을 다 써버리거나 과도한 배터리 소모 및 발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많은 경우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에 대한 기본값도 비슷하다. 대부분 이에 관련된 기능의 기본값이 '사용함' 이 많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용자의 경우 사용의 편리함보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기능에서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의 자원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만약 모든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값을 기본값으로 설정했다면 인터넷에서 수많은 팁들이 훨씬 덜 존재했을 것이다. 많은 경우 설정값 하나만 변경해도 눈에 보이는 차이점을 만들기 때문이다. 

책의 기본값은 정책의 방향이다. 

기본값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기본값과 함께 나온 중요한 개념이 바로 '자신이 원할 때 나올 수 있는 권리' '자신이 원할 때 들어갈 수 있는 권리' 를 말했다. 기본값이 항상 자신에게 필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커뮤티니 서비스의 음악 관련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알려주거나 이를 나올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자신이 원할 때 나올 수 있는 권리'를 옵트-아웃(opt-out) 이라 하고 반대로 '자신이 원할 때 들어 갈 수 잇는 권리'를 옵트-인 (opt-in) 이라고 부른다. 

당연하지만 항상 권리란 항상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대면 통행 (facing traffic) 에서 좌측 통행을 할 것인지, 우측 통행을 할 것인지는 국가의 정책 방향이고 기본값이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에는 우측통행이 기본값이고, 일본과 영국의 경우 좌측통행이 기본값이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는 의미가 없다. 그냥 정해진 기본값일 뿐이다. 이 기본값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나올 수 있는 권리 (opt-out) 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경우 자신의 기호에 따라서 누구는 우측, 어떤 이는 좌측을 통행하면 수많은 정면 충돌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공익을 위해 나올 수 있는 권리를 제거하기도 한다. 다른 경우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국가에서 부과된 세금을 내는 정책 (세금 내는 것이 기본값이다.) 을 거부할 수 없다.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권리 혹은 들어갈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되는 경우에는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와 같이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한 의무의 대부분은 국가의 정책이 '나올 수 있는 권리'을 제한하여 이를 쉽게 나오지 못하게 만든 경우이다. (hard to opt-out) 그러나 이 경우 꼭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즉, opt-out 이 어려운 것이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소방차 및 긴급한 경우에는 우측통행이 기본값인 국가에서도 좌측통행을 할 수 있고, 세금을 내야 하지만 세금을 면제해주는 경우도 있고 국방의 의무라지만 이 또한 면제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좌측통행이었다가 우측통행으로 변경되었다. 한동안 습관적으로 정책의 방향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출처: The Huffington Post & AP

종합하면 국가의 정책 방향은 기본값 과 관련이 깊고 나올 수 있는 권리, 나올 수 없는 권리 를 지정하는 것은 법률로 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정책 방향은 법률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국가가 정한 기본값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이다. 다시 한국이 금연 장려 국가인지 흡연 장려 국가인지 생각해보자. 

연 구역 vs. 연 구역 

국가 정책이 금연이라면 기본값이 금연이 되어야 한다. 국가의 정책이 흡연이라면 기본값이 흡연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흡연이 나쁘다는 인식이 큰 현재의 시점에서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는 흡연을 장려하는 국가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값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금연이 기본값이라면 별다른 말이 없다면 국민들은 금연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흡연 구역이 존재한다면 그 안에서 금연 정책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opt-out)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특별히 금연 구역을 설정할 이유가 없다. 기본값이 금연이기 때문에 별도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국가는 금연 구역을 공공장소 빌딩 뿐만 아니라 주요 도로에 확대했다고 적극적으로 흥보한다. 그러나 금연 구역이란 말은 국가 정책의 기본값은 흡연이고 이 중 간접 흡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금연을 할 수 있는 (opt-in) 상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즉, 국가 정책의 기본값이 금연이라면 특별히 금연 구역을 설정할 이유가 없다. 

금연 구역이 증가하면 금연이 증가해야 할 것 같은데 이상하게 한국의 길거리는 대부분 흡연 구역이 되어버리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 버린다. 길거리에서 담배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사람이 많은 거리가 아닌 골목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사적 공간과 공공 공간의 모호함으로 흡연으로 인해 이웃주민들에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덜 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은 거리만 다니거나 흡연 구역만을 다녀야 한다. 거의 모든 건물들이 금연 건물이 되었다고 말을 하지만 반대로 금연 건물 및 주변 구역을 벗어나면 흡연을 해도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거리와 골목 등에서는 여전히 담배를 피고 다니는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흡연을 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흡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상태에서 금연 구역에서만 있다고 금연 구역이 아닌 공간은 흡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쉬울 것이다. 즉, 기본값이 금연이 아니기 때문에 금연 구역이 아닌 곳은 곳 흡연해도 괜찮은 공간이 되는 것이다. 

흡연 구역을 설치하여 그외 지역은 금연 구역임을 특별히 알리지 않아도 시민들이 인지하게 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금연이 국가 정책의 기본값이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본값을 변경할 수 있는 권리 (easy to opt-in) 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opt-in / opt-out 이 쉽게 된다는 것은 결국 정책의 방향이 반대 방향이란 말일 뿐이다. 기본값이란 대다수가 그래주었으면 하는 방향이다. 따라서 쉽게 그 정책을 떠날 수 있는 구조란 말은 그 정책은 방향이 존재하지 않거나 국가적 정책의 철학이 없거나 더 심한 경우 겉으로 말하는 정책의 방향과 실제 정책의 방향이 다른 경우일 것이다. 결국 어렵게 나올 수 / 들어 갈 수 있는 권리 (hard to opt-out / opt-in) 는 법률로 규정하여 예외를 줄 수 있지만 쉽게 나올 수 / 들어 갈 수 있는 권리란 정책의 기본을 생각하지 않는 국가적 철학의 부재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책은 왜 중요한가 

국가 정책의 기본값 즉, 정책의 방향이 무엇인지는 1) 국가 전체가 가져야 할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설정하고 2) 국가 전체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3) 분쟁 및 대립이 일어날 때 해결의 기준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1) 국가 전체가 가져야 할 가치관은 쉽게 알 수 있다. 국가가 기업의 활동에 세금을 감면해주고 연구 개발에 사용된 비용에 대해서도 세금 혜택을 주는 이유는 기업의 활동을 장려하고 기업의 활동을 통해 국가의 이익 더 나아가 국민의 이익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친 기업 정책은 나쁜 것이 아니다. 경제활동이 중요하다는 국가 가치관을 반영하는 정책의 결과이다. 즉, 국가가 기업 활동에 대한 기본값은 장려이다. 결국 기업에 관련된 많은 규제를 제거한다는 정책은 기업이 가지는 탐욕적 활동보다는 기업이 가지는 생산적 활동이더 크다는 국가의 가치관이다.

반대로 기업의 탐욕적 활동이 국민들을 힘들게 만든다는 가치관을 가진 국가의 경우에는 당장 기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이득보다는 국민들의 생명과 인권을 더 보호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무리 경제적 기여를 했다고 해도 노동권을 침해하거나 나쁜 노동 환경으로 노동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 기업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국가도 존재한다. 심지어 일부 북유럽의 국가의 경우 모든 법률적 위법 사항이 없는 기업이라도 국가 정책상 필요가 없다면 퇴출시키는 경우도 있다. 즉, 국가의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리 경제적 이득이 있어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사회적 비용이란 대부분 정책의 혼란이나 일관되지 못한 정책의 실행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비용이란 '개인이나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경우 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제3자 혹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되는 비용' 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생산품을 만들어 내서 기업이 이윤을 얻지만 공장에서 발생한 공해 물질이 주변 마을의 주민들에게 유입되어 주민들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주민들은 병원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공해 물질 방지'가 정책의 기본값이라면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통해서 주민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겉으로 아무리 국민의 보건, 건강을 위하는 정책을 세운다고 말을 해도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이를 아주 쉽게 opt-out 시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핵페기물 유치, 위험성의 논란이 있는 송전탑 설치와 같은 경우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우선시 하게 된다면 혹시 있을 수 있는 작은 가능성에도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쉽게 opt-out 한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은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이윤활동이 정책의 기본값이고 국민들은 'opt-out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3) 분쟁 및 대립이 일어날 때 국가 특히 사법부가 어느 편의 손을 들어 줄 것인지는 결국 국가의 정책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이 결과 사법부의 판단은 항상 국가의 정책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같은 내용에 대해서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된다. 국가의 가치관은 국가 정책의 기본값이고 기본값은 결국 정책의 방향이고 이 정책의 방향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진실을 말할 권리는 해석에 따라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불법이 되기도 한다. 사실 더욱 더 큰 문제는 같은 본질의 문제에 대해서 사람에 따라서 다른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정책의 방향성이 아닌 정책을 개인적 이득 (사적 이득)을 위해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연 구역이 아니라 흡연 구역 

미국의 대도시의 경우 금연이 기본값이다. 따라서 흡연이 가능한 구역이 제한적으로 정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유로움의 상징인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도 2010년 이후로는 거의 대부분이 금연 구역이 기본값이고 흡연은 일부 구역과 사적 공간에서 가능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는 것이 어색한 경우이다. 심지어 주변에 아무도 없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흡연에 부끄러워 하지 당당한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즉, 금연이 정책의 기본값이고 흡연할 수 있는 (opt-in) 권리가 제한적인 조건에서 가능한 것이다. 한국이 어떻다고 말하기 보다는 각자 개인적으로 느끼는 느낌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처럼 길거리에서 흡연이 자유로운 심지어 금연 구역을 몇 걸음만 나가도 흡연이 가능한 경우를 자주 보았던 것 같다. 이 현상이 사실이라면 한국이 금연 장려 국가라고 말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너무도 쉽게 금연 정책을 벗어날 수 있는 (opt-out) 권리를 가지기 때문이다.

Smoke Free Zone 이란 자유롭게 담배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담배가 없는 (free) 공간이다. 보스턴 시 전체는 기본적으로 금연구역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전국적으로 금연 구역을 확대하는 것이 금연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흡연 구역을 제한적으로 만드는 것과 함께 흡연 구역의 조건을 까다롭게 만드는 것이 금연 정책의 정확한 방향이다. 금연 정책의 기본값은 금연이다. 이 말은 어디에서나 기본값은 금연이란 말이다. 길거리도 마찬가지이다.

책 결정의 단계 

정책 결정의 과정에서 opt-in / opt-out 을 생각하는 것은 정책 결정의 효율성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 및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사후 장기 및 생체 조직 기증를 기본값으로 하고 이를 원하지 않을 때 opt-out 하여 '나는 기증을 원하지 않는다.' 를 밝히지 않으면 모든 국민들은 장기 및 생체 조직을 기증하게 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 반대이다. 국가의 장기 및 생체 조직 기증을 원한다는 opt-in 을 해서 자신의 의사를 밝힌 사람에게 한해서만 가능하다.

프랑스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협회의 공익 광고 - 프랑스의 경우 장기 뿐만 아니라 피부, 뼈와 같은 인체조직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사후 기증이 정책 방향의 기본값이다. 원하지 않는 이는 opt-out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사후 장기 기증을 시신을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문화적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프랑스 및 많은 유럽 국가의 국가적 가치관은 장기 기증으로 인해 새로운 생명과 삶을 다른 이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행이라 생각하고 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프랑스 정책의 기본값이 '사후 장기 기증 장려'에 맞추어 졌을 때 프랑스의 어떤 지성인이 논했던 말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죽은 이가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배풀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행은 장기 기증이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 그 혜택을 한번이라도 받아 새로운 삶과 새로운 생명에 대한 가치에 눈을 뜬다면 죽은 이들도 기뻐할 것이다." 

국 이 가치관을 국가는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서 정책의 기본값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득 / 손해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opt-in / opt-out 은 좋은 결정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기본값이 무엇이고 여기에 어떤 집단이 opt-in 할 수 있는지 어떤 집단이 opt-out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되고 이에 따라서 어떤 집단이 이득을 볼 수 있는지 얼마나 큰 규모로 이득을 볼 수 있는지 반대로 손해는 어떤 집단이 어떤 규모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된다. 정책의 기본값이 발생시킬 수 있는 문제점은 opt-out 내용으로 만들면 된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 환자의 장기, 혹은 전염성 질환 보유 환자의 경우 opt-out 에 해당할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반대하는 입장에서 주장할 수 있을 내용은 만성질환과 같이 opt-out 대상자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예방 진단 예산이 많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또한 국가 정책의 가치관이 확실하다면 예방 및 진단에 소요되는 예산으로 질병 및 질환의 초기 단계에서 찾아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을 통해서 국민들의 진단 / 예방 참여를 기본값으로 둘 수 있다. 만약 이 경우 소요되는 예산이 국가 경제에 피해를 준다는 가치관이라면 관련된 정책의 기본값은 반대가 되어버릴 것이다.

본값은 철학적 고민의 결과이다. 

default 를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1 (의무 등의) 불이행, 태만; 체납; [法] 해태(懈怠), 채무 불이행. go into ∼ 채무 불이행을 하게 되다.
2  [法] (법정에의) 결석; [스포츠] (예정 시합에의) 결장(缺場). judgement by ∼ 결석 판결. lose a game by ∼ 부전패하다. win by ∼ 부전승하다.

지금까지 말한 기본값이란 최근 컴퓨터의 등장으로 나타난 말이다. 원래 default 의 첫번째 뜻은 나태, 불이행 특히 국가가 빌린 돈을 값지 않는 경우 국가 부도 (Sovereign default) 라고 말한다. 즉, 주어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두번째 뜻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 호텔의 경우 예약을 하고 나타나지 않는 (no show up) 이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이행할 의무도 없고 참석할 법정 다툼도 없다면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바로 기본값이 되는 것이다. 국가 정책의 기본값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대로 따르게 되어 이행해야 할 의무도 아니고 법정에 나갈 이유도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컴퓨터 공학의 등장으로 사용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의 값을 위해 기본값 (default) 을 설정하게 되었지만 이는 국가의 정책과 유사한 점을 가진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경우 아무 생각없이 개발자의 임의적인 선택에 의해서 결정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개발자가 원하는 기능의 방향과 연관이 깊다. 그리고 해당 기능이 필수적이라면 절대로 opt-out 할 수 있는 옵션조차도 주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국가의 정책도 기본값을 가져야 한다. 아주 사소한 개발자의 결정에도 개발자의 생각이 반영되는데 국가의 정책은 더욱 더 그래야 할 것이다. 국가의 정책은 오랜 동안 축적된 인류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철학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가 최소한 겉으로 거의 동일한 정책적 방향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인류가 가지는 보편적 철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권 탄압하고 사형을 활성화(?)하는 국가도 대의 명분은 더 많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사형시킨다고 말할 것이다.

제는 국가의 대의명분, 국가의 정책이 가지는 겉모습과 실체가 다른 경우이다. 이 경우 기본값 (default) 과 opt-in / opt-out 이란 기능을 통해서 국가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을 분석하면 실체적 국가의 정책 방향을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도 체계적인 결정을 위한 방법론으로 opt-in / opt-out 을 제시했지만 이는 국가 정책을 평가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은 수중 자연을 포함한 국가의 자연 보호를 장려하는 국가라고 대내외적으로 말한다. 단 한번도 국가는 '대한민국은 자연을 파괴하기 좋아하는 국가이다' 말하지 않는다. 결국 국가의 정책 방향, 기본값은 '자연 보호' 가 되어야 한다. 기본값이 자연 보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외 조항은 많으면 안된다. 즉, 자연을 파괴하고 인공적인 토목 시설이 개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정책의 결과는 자연 생태계 종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등 인간의 인위성이 사라진 상태에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등을 통해서 자연이 파괴되어 가는 과정에서 국가는 함부로 '자연 보호'를 국가적 명분으로 말하기 힘들다. 그런 이유로 정책의 방향은 자연 보호가 아닌 환경 보호 더 나아가 환경 개발이라는 적극적 명분으로 바꾸어 나간다. 결국 인간이 개발한 것조차도 '환경'이라는 범주에 함부로 넣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의 정책이 제대로 가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감시자의 입장에서 국가 정책의 명제와 그 명제가 역사적 철학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안타가운 내용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국가는 '자연 보호'라는 명분이 아닌 '국가 경제' 와 '환경 개발' 이라는 정책의 명제를 내세웠던 것이다. 반대하는 입장에서 아무리 다양한 과학적, 논리적 반박을 해도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는 명제에 대해서 기본값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혜택을 보게 되는지 이것이 국가 전체의 공익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분석이 안되었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는 반대의 논리가 세부적인 내용과 함께 왜 적극적으로 '자연 보호'라는 더 중요한 명제를 강조하지 못했는가이다. 결국 경제와 환경 이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리게 되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를 떠나 더욱 더 중요한 것은 국가 정책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집단이 권력을 잡지 않도록 항상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

본값을 배우는 교육 

결국 철학의 부재는 국가의 정책에 기본값을 사라지게 만든다. 기본값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해도 적당한 이유를 만들 수 있고 심지어 개인적 이득을 위해 국가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간이 가져야 하는 기본값이 무엇인가? 

결국 기본값이란 당장의 이득이 사라진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나에게 이로움이 되고 공동체가 이로움이 될 수 있는 값이라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이해관계에 휘둘리게 된다. 인간에게 기본값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다. 단순히 엉켜버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기본값으로 돌리기 (set to default) 로 해서 당장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만 생각해도 기본값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소프트웨어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정책이 시대에 맞지 않아서 또는 부도덕한 정권의 결과로 만들어진 정책에 의해 국민들이 망가지고 점점 파괴되어 간다고 해도 기본값이 있다면 언제라도 다시 좋아질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한국의 역사에서 부패한 정부가 사라져도 왜 좀 더 살기좋은 나라가 되지 못할까 싶은 안타가운 마음이 존재한다면 어쩌면 그 이유는 우리가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기본값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컴퓨터 사용자에게는 기본값을 돌아갈 수 있다. 최소한 다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도감이 되어 줄 수 있다.

언젠가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었다. "정부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좋은데 대안이 뭐냐고 힘을 기른 다음에 싸워도 늦지 않는다." 라고 말이다. 힘을 단순히 권력이나 지위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이미 노예 근성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안은 아무리 부패해도 타락해도 되돌아갈 수 있는 기본값을 잘 배운 민중의 힘이다. 결국 교육의 문제이다. 인간이 가져야 하는 기본값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않고 지식을 그저 경쟁과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기본을 배울 수 있을까. 프랑스 대혁명의 원동력은 민중의 무력보다 계몽이 더 큰 역할을 했음을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소프트웨어의 수많은 설정값을 바라보았던 어느 날 국가의 정책에 대해서 고민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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