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 2014

불편함이 주는 기회 ─ 문제 해결과 창의적 결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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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의 글을 옮기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은 왜 블로그에 글을 쓰는가였다. 가장 기본적 질문은 블로그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하나 반대로 올리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을 만들어 준다. 블로그 플랫폼 (platform) 혹은 서비스 환경을 바꾸면서 그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끼게 되었던 불편함을 정리할 수 있고 동시에 그 불편함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플랫폼이란 사용자가 원하는 구현시켜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 검색엔진의 진화 ─ 플랫폼을 통한 인식의 진화 ] 를 통해서 플랫폼이 주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플랫폼은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하는 일 (tasks) 에'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놀이터이다. 검색엔진의 예를 들면 사용자가 검색해서 가장 원하는 것을 가장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검색결과를 내놓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사용자들이 화면을 내리는 수고를 덜하고 가장 원하는 해답이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DNA Sequencing 은 수많은 발전을 통해 값싼 가격에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십년 전만 해도 유전자 염기서열 (DNA Sequencing) 후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 수억달러가 들었다. 이유는 제대로 된 플랫폼이 없었고 모든 것이 첫 시도이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생화학적 분석 이후 분석된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고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이를 원하는 형태의 결과로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제대로 된 작업의 흐름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반복된 실험과 분석을 통해서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 순서를 만들고 결과적으로 이제는 실험실의 실험자 (experimental technician or experts) 들은 실험만 하고 결과는 실험자들이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아도 서버에 들어가고 이에 필요한 기초적인 분석부터 시각적인 결과물 (visualization) 까지 완성시켜주었다. 불과 십년 정도 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졌다.

두가지의 예를 보더라도 우리 삶에서 플랫폼이란 무척 중요한 시스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환경에서 일의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이메일 시스템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이메일 하나를 보내기 위해서 낯선 유닉스 환경에 들어가거나 복잡한 클라이언트 메일 설정을 해야 가능했다. 컴퓨터 그래픽을 작업하는 사람이 자신이 작업한 파일 하나를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에게 보낸다고 생각해보자. 지금이야 아주 간단하게 메일을 보내거나 클라우드 스토리지 (cloud storage)에 올려 공유를 하면 되지만 이메일 조차 힘든 시절이라면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 이메일에 관련된 설정을 하고 이메일을 보내지만 작업한 파일 용량이 메일이 지원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면 이를 보내기 위해 FTP 나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예전에는 작업의 부수적인 내용까지 다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지만 좋은 플랫폼 - 웹 환경의 좋은 이메일, 클라우드 서비스 - 이 존재하면 그래픽 작업에만 집중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좋은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얼마나 자신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지를 통해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로그를 이전하면서 드는 첫번째 생각 

블로그를 옮기면서 드는 생각은 기술은 분명 인간이 편하게 사용하고 좀더 섬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기술을 전달하는 기술자 (혹은 과학자) 들은 최종 사용자 (end user) 에게 얼마나 그 기술이 좋은지 알려주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HTML5 나 CSS (Cascading Style Sheets) 등 웹서비스의 기본적인 기술들은 점점 사용자들이 사용하는데 편하게 발달하고 고민하지만 결국 그 기술이 보편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얼마나 좋은 플랫폼을 제공하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처음 CSS 를 접했을 때 왜 진작 이런 내용을 적용시키지 못하고 매번 블로그 글을 쓸때마다 폰트 크기, 자간, 문단 간격 등과 같은 형식 (format) 에 시간을 투자했었나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CSS 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CSS 가 무엇이고 어떤 규칙에 의해서 작동하는지 모르면 서비스가 제공하는 형식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어떤 사용자에게는 그냥 참고 넘어갈 내용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용자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 가 된다.

[ Why Google Cares about Computer Science Education ]

'구글은 왜 컴퓨터과학 교육에 신경쓰는가' 란 글을 보았다. 여기에 있는 가장 핵심은 컴퓨터과학은 하나의 직업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생각하는 방법을 위해서... (Computer Science is about the way of thinking needed to solve complex problems and drive innovation) 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이 내용에 큰 공감을 하게 된다. 분야를 떠나 프로그래밍의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의 차이점은 어떤 문제점이 놓였을 때 문제를 분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밍의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문제를 단순화 시키는 방법문제를 현실에 접근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밍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이지 직업적 기술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CSS 를 통해 생각해 본다. 열심히 졸업 논문을 쓰는 사람이 있었다. 둘다 연구 결과는 논문으로 만들만큼 괜찮았다. 두명 모두 열심히 논문 내용을 완성시켜 갔지만 한 사람은 써가면서 제목, 소제목, 본문, 주석에 따라서 자신이 마음먹은 폰트, 크기, 문단 형식을 적용해가며 작성했다. 다른 사람은 워드에서 제공하는 제목, 소제목 등과 같은 속성을 부여하면서 작성해갔다. 그런데 논문 결과물은 거의 비슷했는데 두 사람 모두 제목의 폰트와 문단 정렬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전자는 모든 제목을 찾아가 폰트와 문단 정렬을 변경해야 한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제목이란 속성이 가지는 형식만 바꾸어 주면 전체가 다 적용된다. 웹페이지에서도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CSS 이다. 블로그로 넘어오면 일은 더 복잡해진다. 자신이 지정한 본문의 형식을 변경하기 위해서 모든 글들에 편집에 들어가 바꿔주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글이 몇백개가 되어간다면 그냥 포기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그러나 CSS 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CSS 의 형식만 변경해주면 전체 글들이 다 적용이 될 것이다.

기에서 문제를 단순화 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문제는 각 글에 너무 세부적인 형식을 부여 했다는 점이다. (프로그래밍에서는 이를 hard coding 이라 부른다.) 문제는 결국 글의 데이터와 형식을 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연성 (flexibility) 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데이터와 형식을 분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를 단순화 시켜서 다양한 경우 우리가 정말 원하는 형태의 기술로 사용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속성이 지정되지 않은 데이터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와 같은 것이다. 즉, 문제는 단순화하여 문제의 본질은 찾았지만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이냐 (방법론 ; methodology) 는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바로 기술이 사용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과정이 된다. CSS 의 경우 이름이 알려주듯이 cascading  이 해결책이 되어준다. 워드프로세서와 달리 CSS 는 폭포수처럼 구조적 단계를 가진다. 즉, 구역 안에 구역이 나누어지게 되고 만약 하위 구역의 형식이 지정되어 있지 않는다면 상위 구역의 형식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CSS 의 구조를 살펴보면 수많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런 내용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조금이라도 접했던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과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점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CSS 라는 기술이 개발되고 이를 일반 사용자들이 이런 CSS 의 기본적 내용을 몰라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만들어 준다면 사용자들은 CSS 가 무엇인지 몰라도 기술의 모든 유용성을 사용하게 된다. 이처럼 좋은 플랫폼은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이제 누구나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단하게 마우스를 움직이고 클릭하고 실행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컴퓨터 사용자들이 클릭하는 것이 어떤 경로의 어떤 파일을 실행하는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이는 그만큼 컴퓨터 운영체제의 시스템이 얼마나 발전해왔는지 말해 준다.

로그를 운영하며 느끼는 두번째 생각 

앞서 말한 것처럼 웹서비스는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여전히 좋은 플랫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블로그 서비스나 현재 사용하는 구글의 블로거 (blogger) 서비스나 비슷하다. CSS 와 같은 내용을 알아야지 내가 원하는 방향을 조금씩 변경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부분들이 생기게 된다는 점이다. 만약 사용자에게 좋은 블로그 서비스라면 CSS 나 구조화된 데이터 (structured data format) 등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예전보다 많이 손볼 것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불편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물론 여기에서 충분히 만족하고 사용한다면 문제점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이미 많은 사람들도 같은 혹은 비슷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인터넷은 분명 충분히 멋진 공간이다.

제 해결을 위해 인터넷의 정보를 충분히 활용한 [ Jack Andraka ] 의 예를 통해 생각해보면 인터넷은 너무도 수많은 정보들이 존재하고 그 정보들을 내가 불편한 내용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 잘 조합하면 충분히 좋은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즉, Jack Andraka 의 경우 췌장암 진단을 위한 값싼 진단 방법을 만들었고 이것은 분명 창의적 결과물이지만 그 결과물이 나오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과학적 내용들 - 생화학, 유체역학 등 - 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답해 주는 내용이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블로그를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만들기 위해서 관련된 내용을 검색하다 보면 '내가 가진 문제점 혹은 고민은 나 혼자 생각한 것이 아니구나 (전혀 창의적 고민이 아니구나...) 라는 점이다. 즉, 누군가는 이미 고민했고 누군가는 이미 그 해결책들을 알고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Jack Andraka 는 인터넷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해결 방법들의 조합이 얼마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문제점들은 창의적이지 않지만 그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내 결과물은 충분히 창의적일 수 있다. 

편함을 느끼는 것은 문제를 인식한다는 것이다. 불편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해결할 필요조차 없는 상태이다. 수많은 불편을 느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해결하는 과정들은 거의 대부분 (99.99%) 내가 처음 느낀 불편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은 이미 그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알려준다. 이것이 인터넷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가장 큰 혜택이 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에는 다양한 컨텐츠 (contents) 가 존재했으면 바랬던 이유도 같은 의미가 될 것이다. [ 인터넷은 우리를 똑똑하게 해주는가? ] 만약 누구도 경험하지 않은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면 그 자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첫번째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그 자체가 창의적 결과물이 될 것이다.

로그 글들을 옮기면서 느끼는 세번째 생각

본 블로그에는 네가지의 큰 범주가 있다. 몽달이생각, 일상다반사, 사람들생각은 글을 옮기기 편했다. 글 자체가 복잡하지도 않았고 순간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나름 글 하나로 완결된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컴퓨터 기술의 활용이나 기술이 가지는 철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시스템잡설'의 경우 아직까지도 어떻게 글을 옮겨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글에서 소개한 서비스나 내용들이 변경되거나 지금와서 생각하면 불편함인데 이제는 그 불편함을 웹서비스가 깔끔하게 해결해준 경우이다. (그만큼 플랫폼이 좋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부분 개인적으로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도했던 내용들이다. 예를 들어 음원 서비스의 태그가 깨지는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음원 파일의 태그 구조를 알아야 했고 웹서비스가 지원하는 내용 등을 찾아 이에 맞춰서 해결했고, 가지고 있는 책이나 읽은 책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읽어서 ISBN 을 통해 책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었다. 불편한 부분들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점점 내가 목적하는 결과물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 대한 작업기록 (work logs) 를 정리하면 만족도가 높았다.

대로 특정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경우 지금와서 다시 보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을 때가 많다. 물론 업데이트 되는 내용을 수시로 변경해주었지만 열심히 사용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 / 소프트웨어이기에 소개했지만 그 중 서비스가 중단되어 사라지거나 아직도 있지만 점점 발전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도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 앱을 소개하는 글들을 볼 때는 저것들을 어떻게 바꾸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쉽게 시스템잡설에 해당하는 내용은 글을 옮기지 못하였다.

개인적인 만족도가 높았던 메모 서비스였던 SpringPad,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였다.

점점 느끼는 것이지만 웹서비스, 소프트웨어, 앱 등이 발전하고 사용자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가고 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이런 서비스의 세부적인 내용들도 결국 변화하고 바뀌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소프트웨어의 기능적 부분을 강조하는 글을 자연스럽게 쓰게 되지만 이또한 시대가 지나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때로는 당시는 아주 유용한 기능이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아예 사라지거나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몇년이 지나고 오래전 내용이지만 지금와서 보아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들도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하고 싶었다. 대부분 그런 내용은 아주 기본적인 내용들이었다. 여기서 기본은 누구나 알아야 하는 기초 (basic) 이 아니라 잘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반 (fundamental) 적인 내용이란 것이다. 오랜동안 사용한 이메일, 웹서비스 그리고 보안에 관련된 내용들은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이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그 원리는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결국 새로운 블로그에 옮겨 쓰게 될 '시스템잡설' 의 구체적인 내용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오래 남아도 괜찮을 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블로그를 옮기면서 여러가지 고려하며 설정도 바꾸면서 아주 가볍게 생각하고 있던 인터넷의 기반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DNS 서비스가 그런 예이다.

로그 글을 쓰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드는 네번째 생각

갑자기 스마트폰을 보면서 생각이 되었다. 다양한 앱들을 받을 수 있는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에 들어가면 이처럼 수많은 앱들이 있을까 싶은 생각들이 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 앱이 무슨 기능을 할 수 있다.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 즉, 이 앱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다란 내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모바일 운영체제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기본적인 내용이 중요하다'이다. 만약 성경을 보고 싶다면 성경 앱을 찾게 될 것이다. 가장 맘에 드는 성경앱은 온라인이 아니면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는 것과 만족감에 차이가 없다면 깔아놓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도 보고 싶다면 성경 내용을 텍스트 파일로 구해서 이를 저장해놓고 텍스트 리더를 이용해 보면 될 것이다.

앱 홍수 시대에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특별한 목적이나 아주 제한적 상황에서 잠시 사용하고 마는 그런 앱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생각에 사용빈도가 거의 없는 앱들은 다 지워버린다. 특히 고객센터나 특별한 상업적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한 앱들은 자주 사용하지도 않는데 사용자가 모르는 기능 (알림 기능이나 위치 기반 서비스 등) 을 위해서 배터리, 저장공간, 모바일 AP (application processor) 등을 자주 사용한다. 편리성을 위해 설치해보면 웹브라우저로도 충분히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웹브라우저로 해결 가능한 앱 중 사용빈도가 많지 않다면 설치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앱들의 공통점은 기본적인 기능을 그냥 앱이라는 껍데기로 쌓아놓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 사용하지 않는 앱들은 설치해놔도 특별히 손해볼 것 없지 않겠는가 싶은 마음에 설치해 놓는다.

안드로이드의 파일 관리자 앱, 파일 구조를 탐색할 수 있다는 기능은 상당히 많은 PC에서 해오던 기본적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부분 스마트폰을 쓰면서 온라인 / 오프라인의 개념을 잊어버리게 된다. 항상 모바일 데이터가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설치한 앱들 중에 얼마나 작동이 가능한지 살펴본 적은 없을 것이다. 항상 연결되어 있는 편리함때문에 인터넷이 안되는 불편함 속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지 못한다. [ 앱 디자인의 발견 - 메모 서비스를 생각하다. ] 가끔 인터넷이 끊겨진 상태에서 어떤 앱들이 오프라인 / 온라인을 잘 지원해주는지 확인해본다. 일부러 오프라인의 불편함을 경험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트 앱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내가 원하는 노트를 볼 수 조차 없는 경우도 생긴다. 반대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이지만 사용자가 사용안할 때 미리 내려받아놔서 사용자가 오프라인에서도 일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 어떤 제한 요소 (불편함) 가 존재할 때도 사용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는 어느 정도 있을까?

My Tracks 는 초기위치만 확인해주고 이후 인터넷이 전혀 되지 않는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자신의 경로를 GPS 만으로 그려준다. 

몇년동안 스마트폰에 익숙해지면서 느끼는 점은 다양한 앱들이 필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는 방랑자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아이폰 / 아이패드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파일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 대부분 웹브라우저로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 작업한 pdf 파일을 잠깐 무선랜을 연결해 메일에 첨부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컴퓨터 공유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같은 아주 간단한 작업은 파일 관리가 안되면 불가능하다. 가장 기본적인 그리고 익숙한 작업들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모바일인지, 데스크탑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처럼 내가 필요한 기본적 (fundamental) 내용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블로그로 넘어오자면 그런 기본적 내용 (fundamental) 들이 모인다면 블로그 자체도 하나의 구조를 가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사회적 현상이지만 과학적 내용으로 해석할 수 있고, 컴퓨터을 이용한 활용이지만 그 문제의 근본을 보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도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비슷하지만 어떤 주제이든 기본을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기본은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그만큼 광범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광범위하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끌어 낼 수 있는 공감대의 크기가 클 수 있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때로는 편견의 시선에 쉽게 공격받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과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터넷에 수많은 지식들은 꼭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하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개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지식들이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보다 더 정확하고 더 실용적이라 생각한다. 블로그의 글들을 옮기면서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병원 치료때문에 단기적인 기억을 잃은 적이 있었다. 기억의 상실이 어떤 기분인지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설명하기 힘든 답답한 그 자체이다. 블로그 글들을 옮기면서 일부러 한번 더 본다. 그런데 이 글을 쓸 때 나는 도서관 8층에서 멀리 유리창문을 보면서 심지어 건너편에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까지도 기억이 난다. 새로운 글을 쓰다 보면 연결된 내용으로 예전에 쓴 글이 떠오른다.

불편함이 없다면 변화도 존재하지 않는다. 불편함은 변화할 수 있는 기회이다.

복잡하고 어렵지만, 블로그의 글들을 모으면 결국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불편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기본적 불편함은 문제점을 발견하는 기회로 주어진다. 그리고 그 불편함의 다양한 시선들을 생각한다면 창의적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거란 믿음에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쓴 글들을 바라보며 '아... 왜 저렇게 밖에 못 썼을까...' 란 후회가 더 크게 남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옮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옮기는 과정에서 느낀 많은 '불편함'이 그동안 그래도 블로그에 글을 남길려고 하는 원동력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편함의 기회 ... 그것이 아마도 블로그의 새로운 글들을 만들게 될 새로운 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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