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동영상을 본다 뉴스를 읽는다 이제는 영화를 본다 와 같이 예전에는 불가능할 것 같은 인간의 일들이 인터넷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인터넷은 결국 무엇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도록 정보와 자료를 주고 받는 구조이다. 영화라는 자료를 제공해주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서 받아서 사용자들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은 정보를 주고 받는 하나의 메시징 플랫폼
messaging platform 이다. 인터넷의 시작을 생각해도 지금처럼 무엇인가 복잡한 것을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글과 사진 정도를 쉽게 주고 받을 수 없을까 생각했던 연구소
CERN 의 결과물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인터넷은 '주고 받는' 메시징 서비스의 확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다. 간단하게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부터 학술 논문을 출판해서 다른 연구자들과 정보를 주고 받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 활동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들은 정보의 교환과 행동의 시행으로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인간 활동의 대부분은 정보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다. 간단하게 친구끼리 주고 받는 문자 메시지를 생각하자. 각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주고 받고 이를 통해서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이를 통해 만난다. 만나서 무엇을 할지 미리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장소가 좋을지 찾아본다. 이 과정에도 인간은 인터넷에 적당한 장소를 검색하고 검색 결과를 통해서 장소를 결정한다. 짧은 순간이지만 인간과 인간이 주고 받는 대화
conversation, 인간과 기계 (인터넷) 가 주고 받는
communication 이 존재한다. 모든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정보의 교환을 메시징
messaging 이라고 하고 이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messaging platform 이라고 부른다. 좀 더 확장하면 기계와 기계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의 교환도 메시징이다. 그리고 이미 인터넷이라는 괜찮은 플랫폼은 메시징을 하기 좋은 시스템이라 알고 있다. 정보의 획득은 인간에게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에 도움을 준다. 기계도 비슷하다. 기계가 어떤 정보를 획득하면 이를 계기로 해서 어떤 행동을 할지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서 실행하게 된다. 이처럼 기계가 정보를 획득하여 이를 실행하도록 하는 정하는 것을 알고리즘이라 부른다. 결국 인간도 기계도
'정보의 교환' 과
'행동의 실행' 으로 반복한다.
단순 메시징 서비스
문자 메시지는 가장 기본적인 메시징 플랫폼이다. 간단한 정보 조금 확장해서 파일 정도는 붙여 보낼 수 있지만 인간이 원하는 형태로 바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문자 메세지로 동영상을 받았을 때 동영상을 내려받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앱이나 프로그램을 통해서 실행시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아무리 단순한 메시징 서비스라고 해도 이제는 다양한 포맷의 자료를 서비스 안에서
in apps (in situ)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는 기본이 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시징 서비스는 단연 '카카오톡'이다. 한국인 대부분, 한국인을 친구로 두고 있거나 한국인이 주요 고객인 외국인들에게는 필수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미 [
나는 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가] 와 [
나는 왜 여전히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가...] 를 통해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전달했다. 보안에 대한 내용은 [
ID 와 보안에 대한 단상 ─ 인터넷에서 무엇이 나를 확인해주나] 을 통해서 간략한 생각을 전달했다. 가장 단순한 메시징 플랫폼이 가지는 기능적인 측면에 좀 더 집중해서 풀어 나갈 생각이다.
a. 다중 기기 접속은 필요한가?
여러개의 기기에서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은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한다는 뜻과 함께 겉 껍질보다는 메시징 기능이 중심이고 어떤 겉 껍질을 씌워도 내가 쓰던 기능을 거의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안드로이드 앱에는 있는 기능이 윈도우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사용할 수 없다면 기능이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원하는 서비스를 할 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도록 설계하기 위해서는 웹에서 완벽하게 기능할 수 있는 서비스를 먼저 설계하고 웹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 정보를 앱에서 잘 받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설계가 필요하다.
다중 기기에서 접속한다 혹은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은 이미 웹서비스 하나만으로도 어디에서도 웹브라우저만으로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혀 알 수 없는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만들어져도 최소한 웹브라우저만 있다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웹 표준을 지키는 서비스라면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글 크롬 (Google Chrome) ─ 작은 OS 를 꿈꾸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인터넷 표준을 따르는 서비스 그리고 웹브라우저에서도 잘 서비스되는 메시징 플랫폼이 중요하다. 웹표준을 잘 따르는 서비스라면 특별히 다중 기기를 제한할 이유는 없다. 심지어 한 기기에서도 여러개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고 하나의 기기에서만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 무조건 특정 핸드폰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은 불편할 뿐이다. 다중 기기를 허용해서 생기는 보안 문제를 언급할 수 있지만 제한된 기기만 접속허용할 때는 보안 상 더 취약할 수 있다. 만약 탈취된 아이디 / 암호를 통해서 접속하고 다른 기기의 접속을 모두 끊어버린다면 피해자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거나 심지어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는 줄도 모를 수 있다. 다중 기기 접속을 허용하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접속이나 의심되는 접속을 찾아내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b. 다양함을 전달하고 싶은 욕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단순한 대화를 생각하자. 개인 간의 친목 목적 혹은 정보 공유를 위해서 사용한다. 대화만 주고 받는 기능이지만 사용자들은 점점 원하는 기능이 늘어난다. 그리고 메시징 플랫폼에서 필수로 생각되는 기능은 의외로 이모티콘이다. 대면하지 않고 단순한 문자만을 주고 받을 때는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를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 목소리와 얼굴에는 어느정도 감정과 상태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화난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서 화가 난 얼굴 혹은 폭발하는 인물의 이모티콘 혹은 스티커 등을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모티콘 기능 (스티커 기능을 포함하여) 은 일종의 오컴의 면도날
Occam's Razor 같은 원리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놔두고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을 인간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이모티콘의 특징은 줄임말이나 특정 집단에서만 사용하는 은어
隱語 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이모티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보내고 싶어 한다. 사진 음악 그리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많은 정보들을 보내고 싶어한다. 오래전에는 사진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파일 하나를 보내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 파일을 처리하는 것은 받은 사람의 몫이였다. 그러나 그런 형태의 메시징 플랫폼은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좋은 서비스의 특징은 사용자들의 행동과 심리를 잘 이끌어 내어야 한다. 만약 사진 데이터를 보내는데 사진을 바로 보여주지 않고 내려받으라고 한다면 분명 불편할 것이다. 즉, 사용자들이 주고 받는 데이터의 종류는 이미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정보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사진을 보냈다는 것을 사진을 보라는 것이고 음원 데이터를 보내주는 것은 음악을 들으라는 것이고 지도 정보를 보내주었다면 내가 여기에 있다 혹은 여기에 가면 좋겠다와 같은 다음 행동을 포함한다. 그래서 좋은 서비스는 교환하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서 어떻게 처리하고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를 잘 설계한다.
단순한 링크 하나만 보내줄 때도 해당 링크에서 얻어낼 수 있는
parsing 정보들을 통해서 관련된 이미지와 간략한 요약을 보여준다. 링크를 들어가보면 될 것 같지만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거치는 모든 과정은 정보의 유용성을 먼저 평가하고 싶기 때문에 간단한 요약을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메시징 서비스가 링크가 악의적인 스크립트를 포함하고 있는지 미리 검사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의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결국 인간의 정보 교환에서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잘 판단하고 이를 잘 처리하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의 형태를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보내주는 사진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지만 사진에 포함된 문자를 인식해서
OCR 문자 정보의 형태로 추출해줄 수 있다. 누군가 처방전을 사진 찍어서 보내줄 때 그 처방전의 문자열을 추출하고 웹에서 검색할 수 있는 링크를 만들 수 있다. '처방전'이라는 대상을 인식하고 약이름과 약 성분을 바로 인터넷에서 찾아내서 보여줄 수 있지만 그런 기능 이전이라도 사진 안의 문자 정보들이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은 사진의 형태를 보고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냥 '나 오늘 찍은 셀피가 맘에 들어 보내줘' 라고 하는 사진과 '여기 처방전 좀 봐줘' 라는 사진은 쉽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문자로 추출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르고 중심 대상 (관심 대상) 이 다르기 때문이다.
단순한 메시징 서비스이지만 결국 인간의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보의 교환이 그 목적이라면 행동을 좀 더 수월하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작업과정 workflows 를 잘 설계해야 한다. 그런 작업과정을 잘 설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료의 형태 (파일형식) 뿐만 아니라 자료가 가지는 성격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격은 대화 상대자(들)이 이 자료를 통해서 어떤 행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처방전 사진을 보내 주었을 때 이미 받은 사람은 인터넷에서 혹은 약물정보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 약을 검색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조금 더 확장한다면 사용자의 작업과정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용자는 받은 사진 중에서 화면 갈무리 (스크린캡쳐) 했던 사진들은 주기적으로 지운다면 미리 지우기 전에 다음의 사진들을 지울 것인지 물어볼 수 있다.
c. 찾고 싶고 또 지우고 싶고
누군가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할 때 예상할 수 있는 행동은 메시징 서비스를 실행하고 특정 상대방의 대화창을 들어가서 계속 과거의 대화내용으로 스크롤 & 스크롤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보여준다. 물론 치매 예방 혹은 두뇌 발달을 위해 내가 보여주고 싶은 사진은 '언제', '누구에게', '왜' 와 같은 정보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데이터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정보들 중 잘못된 정보가 하나라도 있다면 제대로 찾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인간에게 그런
메타데이터 metadata 를 같이 적어달라고 태그
tag 와 같은 형태를 제시하지만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인간에게 아무리 '너가 나중에 찾기도 편하고 정리도 잘되어서 좋아'라고 해도 일단 귀찮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인간의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진에서 관련된 정보들을 추출해서 별도의 자료와 관련된 별도의 데이터를 관리한다. 그 결과 사진을 저장하고 보여주는 서비스에서는 '개' 를 검색하면 개들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사진에 내가 있을 때는 나를 묶어서 같이 관리해주고 가끔 성형하기 전 자신과 성형한 후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처리하는 귀여움을 토하기도 한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우 '곰' 사진을 검색하니 내 사진이 나온 적도 있었다. (역시 완벽하지는 않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이미 데이터를 잘 구별하기 위해 많은 서비스들은 가능한 데이터의 데이터를 잘 정리하고 있다는 것과 어느새 자신의 많은 자료들은 메시징 서비스 안에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자료를 찾아낸다. 그래서 예전에는 메시징 서비스로 받은 자료들은 별도로 저장을 해두어 저장한 곳에서 자료를 찾아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많은 자료들을 메시징 서비스 내부에 두고 있다. 그래서 메시징 서비스이지만 동시에 클라우드 서비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최소한 사용자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할 것이다.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인 텔레그램의 경우 대화 상대방 이름을 누르거나 (안드로이드 앱) 웹에서는 메뉴에서 사진 (Photos) 를 선택하면 지금까지 나누었던 사진 목록을 보여준다. 대화 내용을 먼저 생각해서 언제쯤 받은 것인지 생각해서 스크롤 해서 올리지 않아도 사진이라는 대상만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빠르게 찾을 수 있다.
한참
ICQ 란 서비스가 유행했을 때 대화 내용을 백업하는 일은 필수였다. 그런데 모든 대화 내용을 저장해 두는 것과 지우는 것을 생각하면 몇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대화 내용도 하나의 자료이다. 그리고 그
① 자료가 어디에 저장되는지 ② 내가 삭제한 자료는 정말 사라진 것인지 ③ 자료의 소유권은 누구인가 를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도 몇십년 전에 저장했던 대화 내용들이 있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있다. 결국 메시징 서비스가 등장하고 대화의 영역은 한번 이루어지고 소멸하는 영역이 아니라 기록되는 자료의 영역으로 이동해 왔다. 그리고 기록될 수 있는 인간 사이의 정보교환은 궁극적으로는 인간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하기 좋은 데이터가 되어 왔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사는 사용자들의 대화내용을 자료로 뽑아 낼 수 있다면 주말에는 어느 식당이 잘될 것인지도 예상할 수도 있고 날씨에 따라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그리고 부부사이에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아기 기저귀는 얼마나 주기적으로 구매하는지 등도 알게 된다. 개인적인 그리고 사적인 이유로 그런 데이터의 수집은 불법일 수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의한 서비스 약관에 의해서 충분히 소비자들의 행동을 분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데이터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점점 사소한 대화 내용까지도 나누게 되면서 대화 내용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을 때가 많다. 그리고 아무리 사적이라고 해도 누군가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정보들도 있다. 아무 생각없이 나누는 대화 중에는 개인의 동선 혹은 어디 / 언제 와 같은 정보들을 공유하게 되고 만약 범죄에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화는 필요하지만 은밀한 대화가 필요할 때 기록되지 않는 대화 기능도 필요할 수 있다. 이제는 대화 내용은 텍스트 형태의 자료가 아니라 이미지의 형태일 때가 많다. 아무리 대화 내용을 지워도 간단하게 화면 갈무리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화 내용을 통해서 누가 잘못했고 때로는 범죄 혐의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노출되고 싶지 않은 개인 정보들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대화상대자의 계정이 해킹당해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공개된다고 할 때도 같은 생각을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대화 내용이 쉽게 공유될 때 정의의 심판으로 잘못한 이들이 밝혀지는 것이 더 많을지 평범한 사람들의 개인정보들이 노출되는 것이 더 많을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대화 내용은 누구의 소유인지 더 정확히 대화 데이터는 누구의 소유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만약 서비스를 제공해준 기업도 같이 소유한다고 한다면 많은 이들의 대화 내용은 자신들이 알아서 처리할 수 있는 자료에 불과하다. 대화 내용은 계정 주인의 것이라면 그 대화 내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고 받는 대화 내용들이 암호화
encrypted 된 상태라면 암호화에 사용되는 키
key 를 무효로
revoked 만들면 암호화된 내용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만약 서비스를 해주는 기업이 자신들도 데이터의 소유 혹은 관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소유할 수 있다면 나의 대화내용이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개인 정보는 그 민감한 정도에 따라서 사람의 목숨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 정보이다. 선택적으로 데이터의 민감도를 서비스 업체에서 결정할 수 없다면 개인이 대화 자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권한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양한 메시징에 대해서 ...
지금까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대화에 대해서 생각했지만 필요에 의해서 기계와도 대화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주기적으로 내가 원하는 주제의 책이 출판되었는지 내가 좋아하는 기자의 기사가 올라왔는지 내가 찾아가지 않아도 나에게 알람을 준다면 편리할 것이다.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알람을 준다면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과 대화하지 않아도 메시징은 일종의 알람
alarms 혹은 알림
notification 으로 인간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기계가 알려주어 획득한 정보도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해준다. 만약 웹서버의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면 접속해서 다시 서비스를 재시작해주거나 문제를 찾아 해결해주기 바라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알람 알림들은 기계가 인간에게 전달하는 메시징이다. 메일이나 다양한 형태로 기계가 인간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만 이왕 자주 사용하는 메시징 서비스 안에 포함시킬 수 있다면 더욱 편리할 것이다. 그래서 원하는 목적을 가지는 기계가 서비스에 상주하고 있으면서 뭔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텔레그램의 봇
bot 이라 한다. 웹서비스에서 봇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한다.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면서 색인을 만들거나 웹사이트의 정보를 미리 정리해 놓거나 웹서비스가 잘 작동하는지 주기적으로 찾아와서 노크하는 기능 등 인간이 원하는 기능을 자동으로 해준다. 메시징 서비스 안에서도 봇은 동일하다. 예를 들어 자신이 원하는 중고 물품이 올라오면 메세지를 보내준다.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봇을 만들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인터넷 혹은 원하는 정보가 수집이 되면 해당 정보를 인간에게 메시지를 보내주면 된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신간 서적을 받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신간 서적을 알려주는 곳을 통해 봇이 계속 주기적으로 찾아보다가 원하는 주제가 나타나면 메시지를 보내준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이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정보를 제공하는 곳에서는 체계화된 구조를 가지는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 책이름 뿐만 아니라 책의 주제, 저자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그 중에서 원하는 정보를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정보를 봇이 주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야 한다. 선택된 정보를 메시지의 형태로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내가 원하는 기자의 기사만 받아 보고 싶을 때는 해당 기자가 있는 언론사에서 제공해주는 기사 정보 중에서 기사쓴이, 일자, 주제 등이 기사에 연결된 메타데이터가 되어야 한다.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검색해서 찾아 줄 수 있지만 이런 경우 내가 원하는 기자가 음주운전해서 무리를 일으킨 기사들도 찾아줄 것이다. 이렇게 정보를 좀 더 체계적인 구조로 만들어주는 데이터 구조 방식 특히 인터넷에서 교환하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XML 이 있다.
XML 은 어떤 정보가 있는지 자료 자체가 표시하는 형태이다.
JSON JavaScript Object Notation 도 있다. 목적은 자료의 교환을 하면서도 자료 자체로 의미를 가지고 인간이 쉽게 해석할 수 있는 형태를 추구한다.
XML 이든
JSON 이든 결국 자료 자체의 교환보다 교환되는 자료가 내용을 가지고 있고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달해서 이를 통해 인간이 원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효과적으로 획득하기를 바란다. 몇가지 봇을 통해서 기계가 인간에게 전달하는 정보, 자료의 특징을 살펴본다.
a. 웹서비스가 살아 있나 죽었나?
개인 웹서버를 운영하면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내 웹서버가 제대로 살아있는지 서버는 살아있지만 연결된 인터넷이 문제가 생겨 서비스가 안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생각날 때마다 접속해서 확인할 수 있지만 그렇게 신경쓰면 인간을 위한 웹서버가 아니라 웹서버를 위한 인간이 된다. 간단하게 내 웹서버를 감시해 달라고 봇에서 부탁하고 봇이 주기적으로 들어가서 문제가 있다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주면 된다. 만약 서버 자체가 오프라인인지 웹서비스만 중단된 것인지 알고 싶다면 다른 포트 port 를 확인해서 서버가 살아있는지 웹서비스가 중단되었는지 알려주면 된다.
웹서비스처럼 간단하게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봇도 있지만 서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자의 대처가 필요할 때 메시지를 보내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버의 온도가 너무 높게 올라가거나 연결된 저장장치가 갑자기 이상이 생겨 연결이 끊기는 경우 혹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내려받는데 내려받기가 모두 완료되었을 때 메시지를 보내줄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토렌트 서비스를 예를 들어 본다.
리눅스 서버에서 자주 사용하는 토렌트 클라이언트인 트랜스미션
transmission 을 통해 자료를 받기 시작해서 언제 받는지 자주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지만 만약 자료를 모두 다 다운받으면 특정 스크립트를 실행하도록 할 수 있다. 해당 스크립트는 텔레그램의 봇에게 메시지를 보내준다. 그리고 전달받은 메시지를 봇은 사용자에게 '자료의 내려받기가 모두 완료되었다'라고 알려준다. 방법은 [
개인 위키 문서]에서 참고할 수 있다.
b. 프로그래밍 할 줄 모른다면?
봇은 인간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해주는 목적을 가지는 기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할 때가 많다. 아니라면 많은 이들이 이미 구현해 놓은 것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때도 스크립트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게 편집할 수 있어야 할 때가 많다. 프로그래밍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찾고 해당 웹서비스가 텔레그램
Telegram, 푸쉬블릿
PushBullet, 슬랙
Slack 과 같은 메시지 서비스에게 정보를 줄 수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예를 들어 웹서버가 온라인인지 확인해주는 웹서비스를 찾아본다. 마음에 드는 서비스를 가입하고 자신의 웹서버를 등록하고 알림
notification 을 어떻게 할지 설정한다. 이때 알림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로 텔레그램과 같은 메시지 서비스를 설정하면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조금 더 복잡한 기능을 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필요했던 기능이 있었는데 긴 링크 주소를 짧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통해서 공유를 하고 싶었다. 컴퓨터에서는 간단하게 버튼으로 짧은 주소를 만들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공유도 간단하게 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쉽지 않았다. 짧은 주소를 만들어주는 앱도 있지만 불필요한 기능이 너무 많고 불편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짧은 주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웹브라우저로 서비스에 들어가서 불편한 화면에서 만들어 만들어진 주소를 복사해야 했다. 만약 봇에 공유하고 싶은 긴 링크 주소를 보내면 봇이 짧은 주소로 만들어서 나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만약 텔레그램에서 받은 정보를 짧은 주소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에 보내고 만들어진 짧은 주소를 다시 텔레그램에 보내준다면 원하는 기능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웹서비스 사이에서 데이터를 교환하고 서로 필요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라 부른다. 서로 자료를 교환할 수 있는 표준을 웹서비스에서 지원한다면 웹서비스는 기능 (짧은 주소를 만들어 주는, 메시지를 주고 받는) 을 제공하고 이에 필요한 데이터는 규격에 맞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기능과 자료를 구별해서 서로 교환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상호운용성
interoperability 라 부른다. 이런 기능을 쉽게 해주는 서비스를 보통 자동화 서비스라고 한다. 자동화 서비스는 프로그래밍 기술없이도 원하는 서비스들 사이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
IFTTT]
IF This Then This 가 있다. [
자동화 작업을 통한 Lean Computing ─ 인간은 왜 기계를 필요로 하는가] IFTTT 는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사용하기 좋지만 원하는 조건에 따른 기능을 만들기는 한계가 있다. 짧은 주소 봇을 만들기 위해
[Integromat] 이란 서비스를 소개한다. 조금은 복잡하고 까다롭지만 잘 만들면 전문적인 프로그램보다 더 괜찮은 봇을 만들 수 있다.
조금 더 신경쓴다면 웹후크
webhook 기술을 살펴보면 좋다. 웹후크는 웹주소를 기반으로 해서 전달하는 표준이다. 일반적인 API 는 클라이언트에서 서버에 필요한 자료들을 요청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지도 데이터가 필요하다면 원하는 지역이 어디인지 서버에 요청하고 서버는 그 요청받은 데이터를 보내준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특정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해당 이벤트를 받을 수 있는 웹후크 주소를 받아서 자신의 메시징 플랫폼에 등록해 놓고 이벤트가 생기면 웹후크를 보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역API 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금은 복잡한 API 설정이 아니라도 자신이 원하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알람을 받을 수 있는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는데 웹후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c. 기계와 대화하는 이유는?
기계에게 정보를 주고 받는 과정에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 기계는 인간이 알아주기 바라고
행동을 해주기 바란다. 정보를 보내주었을 때 즉, 알림 혹은 알람이 왔다는 것은 인간이 무엇인가 해야하거나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두번째 특징은
인간의 목적은 기계에게는 메시지를 보내는 트리거 trigger 가 된다는 것이다. 웹서버가 오프라인인지 알고 싶다는 목적은 그대로 '만약 웹서버가 오프라인이라면...' 이란 조건이 되고 이 조건은 기계에게는 무엇인가 실행하게 한다.
기계와 인간의 대화지만 기계는 인간의 목적을 수행하는 대리인이 된다. 대리인이 된 기계는 주로 반복되는 작업, 특정 조건에 맞는 결과물을 수집, 번거로운 작업 과정들이 연속되는 과정이다. 결국 인간이 귀찮아 하는 내용들을 쉽게 불평없이 해줄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시지 플랫폼 서비스로 다시 돌아오면 하나의 서비스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하는 플랫폼은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려 하지만 그만큼 플랫폼의 규모가 커지고 비효율적으로 만들어지기 쉽다. 왜냐하면 해당 기능을 모든 사용자들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시지 서비스 플랫폼에는 두가지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주요한 수익이 되는 기능들을 메시지 서비스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택시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메시지 서비스와 통합해서 제공할 수 있지만 택시를 예약하는 외부 서비스와 필요한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통합해서 운영하는 경우에는 메시지 서비스와 통합된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외부의 택시 예약 서비스와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면 택시 잡는 서비스는 외부 서비스에서 해주는 것이다. 어떤 전략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다른 예로 배달 앱을 생각해 본다. 배달 앱에서만 주문이 가능하게 한다면 다른 서비스와 데이터를 교환할 필요가 없다. 만약 배달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메시지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주문 배달 서비스 기능에 집중한다면 경쟁력이 줄어들지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처리하는 데이터를 다른 서비스와 주고 받을 수 있도록 개방적 형태를 가질지 사용자가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다 구현하고 닫힌 형태를 가질지 선택해야 한다. 어떤 형태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개인적 생각으로 모든 서비스를 다 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심지어 구글도 구글플러스는 포기해버렸다. 확장성을 가지고 개방한다면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홈이나 아마존알렉사 와 같은 음성인식이 가능한 스피커 기기와도 연동될 수 있는 기회가 그런 것이다.
효율적 메시징 서비스에 대해서 ...
지금까지 경험해본 그리고 사용 중인 몇가지 메시징 서비스를 생각해보면 메시징의 기본적인 기능과 골격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만 목적을 떠나 어떤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a. 다중 기기에서의 효율성
앞서 다중 기기에서 한 계정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생각하는 보안 및 정책에 따라서 정할 수 이지만 만약 일부 기기로 제한이 된다면 같은 사용자인데도 기기마다 다른 계정을 만들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다중 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생기는 불편함 중 하나가 다른 기기로 수신된 문자 메시지 혹은 알람 등을 지금 사용하는 기기 혹은 컴퓨터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스마트폰 기기들은 많은 알림이 뜨는데 이 중 나에게 급하거나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심지어 기기 A 는 집에 놓고 왔는데 회사에는 기기 B 뿐일 때 기기 A 를 통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물리적인 장벽을 해결해주는 서비스 중 하나가 [
푸쉬블릿]
PushBullet 이란 서비스가 있다. 푸쉬블릿을 여러 기기에 설치를 하고 컴퓨터 웹브라우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에도 플러그인 형태로 설치를 해두면 각 기기들마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원격으로 다른 기기에서도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기기에서 울리는 알림 중에도 원하는 내용은 다른 기기에서 받아볼 수 있다. 간단하게 기기들은 모두 가방이나 다른 곳에 두고도 알림 내용을 확인하고 문자 메시지는 송수신이 가능하다. 물론 부재중 전화 내용도 볼 수 있다.
다중 기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기기 사이에서 정보를 보내야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물론 자신의 메시징 서비스 계정에 자료/정보를 보내고
(텔레그램의 Saved Messages) 다른 기기에서 로그인해서 확인하 수 있지만 기기 개별로 혹은 단체로 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일 때가 많다.
b. 그룹 작업에서의 효율성
이제는 많은 업무에서도 메시징 서비스는 필수가 되었다. 오래전에는 이러한 메시징 서비스만 특화시켜 기업 내에서의 하나의 별도 서비스인 경우가 많았다. 초기
ERP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에서도 이러한 부서간 메세징 서비스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였다. 독특하고 차별화된 메시징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지만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아 사라진 서비스들도 많고 지역에 따라 사용 편차가 심한 서비스들도 많다. 개인적 메시징 서비스와 함께 관심을 가지게 되는 메시징 서비스가 공동작업을 위한 메시징 서비스이다. 많은 서비스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는 [
슬랙]
Slack 이다. 우선 가볍다. 텔레그램과 같이 다중 기기에서 접속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웹서비스로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이전의 공동 작업, 특히 공동 개발의 경우에는 프로그래밍 개발환경과 메시징 환경이 통합되어 복잡한 경우가 많은데 슬랙은 업무를 위한 정보 교환 그리고 이에 필요한 간략한 공유가 기본이다. 채널을 통해서 프로젝트 혹은 주제에 맞는 정보들을 분류하고 참여 사용자들 뿐만 아니라 외부 정보들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 보내주는 소식 내용을 채널에서 바로 업데이트되어 보여주고 사용자들은 이에 대해 멘트를 올리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원래 게임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메시징 서비스에서 출발한 슬랙은 작업 환경에서 교환하는 정보들이 꼭 작업에 필요한 내용들로만 구성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작업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작업을 위한 협업 공간이 같을 필요가 없다는 점 다만 그 두 공간이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슬랙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협업 작업을 이루어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끌어와서 통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c. 개인적 대화에서의 보안성
만약 본인이 전문 청부 살인업자이고 죽이려는 대상이 정해졌다면 무엇부터 할 것인지 생각하자. 우선 대상이 어디에 사는지 무엇을 하는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를 얻어내고 싶어한다. 그런 정보들은 개인의 동선에 가장 큰 영향 혹은 확실한 동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개인의 약점을 찾으려 할 것이다. 가족과 같은 부분일 것이다. 비슷한 경우가 정부에서 어떤 사람을 사찰하거나 감시 대상이 될 때 알아내려고 하는 개인정보들은 어디에서 가장 쉽게 얻어낼 수 있을까? 이전에는 어떤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제는 개인 휴대기기 안의 내용을 찾아내면 많은 양질의 정보들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정보에 민감해 별도로 설정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움직임이나 활동 시간도 알아 낼 수 있고 인터넷 검색기록을 통해서 요즘 자녀의 대학 등록금 걱정이 많다는 것이나 낚시를 좋아해 주말에 어디를 갈지 검색해본 거도 알아낼 수 있다.
친한 친구와의 대화는 그 누구보다 진심일 때가 많고 심지어 친한 친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들은 인터넷 검색 기록으로 알아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가장 솔찍한 친구는 '인터넷 검색창'이 되었다.
종종 해킹으로 개인정보 특히 사용하는 아이디와 패스워드 조합이 유출되고 나면 해당 아이디로 메신지 서비스에 부정 접속하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로그인이 되면 가까운 지인들에게 말을 걸어 입금을 부탁하는 것이다. 가까운 지인인지 친인척 관계인지는 대화내용을 보거나 대화명만 보아도 충분히 알아낼 수 있다. 특히 '사랑하는 자기'라고 써있다면 가장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을 누구나 직감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떠나서도 내가 나눈 대화 내용과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지 그리고 누가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는 메시징 서비스의 정책이고 철학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도 고민해봐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선 우리가 만들어 내는 대화 중에서 간직할 가치가 있는 아주 중요한 대화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소중한 사람과 나눈 대화이기 때문에 사라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대화 자체에 큰 의미를 두어 지우는 것을 감정적으로 대하는 이들도 많지만 개인정보는 남겨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켜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누군가는 여전히 말한다. 지금까지 남겨진 대화 내용때문에 유명인들의 비행적 불법적 언행들이 들어나게 되었고 그런 '순'기능도 생각해서 대화 내용을 저장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의 불법적인 내용들이 들어나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것만을 생각하지 그 대화 내용 속 피해자들을 생각해보면 문제는 다르다. 피해자들은 이미 그들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는 인터넷의 수많은 익명에 의해서 다시 피해를 보고 있고 어쩌면 그 대화 내용에 존재하는 실체하는 데이터들이 다시 인터넷을 떠돌게 될 것이다. 결국 유명인의 사법적 처벌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은밀하게 수많은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피해자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그래도 지금까지 존재하는 많은 메시징 서비스 중에 개인적으로 텔레그램을 추천할 수 밖에 없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든 대화방이 사라지는 기능부터 개인간의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상대방도 동시에 모두 삭제하게 할 수 있고 (일부 서비스는 일정 시간이 지난 것은 지울 수 없도록 정책을 세워놓고 있다. 이 점을 잘 생각해보면 데이터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소록을 통해서 친구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에 대화가 가능하게 되어 있고 심지어 대화 내용을 화면 갈무리 (스크린캡처)도 허용하지 않도록 한다. 최근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유명인들이 텔레그램의 이런 기능들을 알고 있었다면 그들은 빠르게 서비스 플랫폼을 바꾸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좋은 메시징 서비스란 존재할까?
기능적인 측면에 대해서 생각하다 결국 자연스럽게 보안 문제 그리고 그 보안의 다른 단면과 같은 '인간의 탐욕적 창의력'을 생각하게 된다. 지극히 안부를 묻는 개인적인 대화가 거의 전부이고 주로 자동화 봇이나 서버 관리 등을 위해서 주로 메시징 서비스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단체대화방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많은 놀라운 사건들은 정말 세상에는 창의를 뛰어넘어 창조적 인간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들이 집단 따돌림을 위해서 계속해서 단체 대화방에 초대를 하고 대화방안에서 (언어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에서 볼 수 있지만 메시징 서비스가 가지는 기능을 최대한 발휘해서 상대방을 어떻게 가장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 단체대화방의 은밀함을 이용해서 자신의 성적 경험을 공유하거나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사람의 나체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고 대화방 사람들끼리 감상(?) 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는 사건을 접하기도 했고 이런 은밀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들끼리 은어를 통해서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사람이 일하는 곳이 어딘지 개인정보를 공유하고 그 곳에 가서 인증 사진을 찍는 것을 일종의 게임 용어인 퀘스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별히 그들만 아는 용어를 통해서 수행되고 때로는 닫힌 게시판뿐만 아니라 공개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올리고 그들만이 아는 은어를 태그로 널리 홍보하는 과감성까지도 보일 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개인정보가 잘 보호되고 자신의 대화내용이 잘 보호되는 메시징 서비스일수록 이런 은밀함이 더욱 잘 유지가 될 수 있고 그럴수록 비인격적 행동들은 점점 더 유행하게 될 것이라 우려하고 그런 이유로 대화내용이 보호되기 보다는 오히려 더 공개가 되고 감시받아야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제대로 질문을 하지 못해 생긴다.
이런 주장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나치 수용소에 갇힌 유명 과학자가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다행히 살아날 수 있었다. 기자들이 몰려와 과학자에게 질문을 했다.
"탈출하려고 어떤 노력을 했었나요?"
한 기자의 질문에 따라 질문은 과학자가 그 안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탈출하기 위해 저항을 했는지와 같은 질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과학자는 기자들을 향해 질문을 했다.
"비인간적인 행동을 한 나치에 대해서는 왜 묻지 않으시죠?"
과학자의 노력과 저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통해 과학자 (혹은 유명인) 에게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물을 수 있다. 그러나 나치 수용소의 근본 원인은 비인간적 나치에게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종종 아니 거의 대부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습관에 놓인 사람들은 언론의 잘못된 질문을 그대로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유명인들이 단체대화방을 통해서 비인간적 행동들을 공유했다고 해서 메시징 서비스가 감시하지 못하고 그것을 빨리 밝혀내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것이 이상할 뿐만 아니라 그런 감시와 통제를 위해 만들어진 메시징 서비스가 얼마나 더 많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고 심지어 그 감시와 통제를 하는 기업 혹은 권력이 어떻게 사람들을 억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은밀한 닫힌 대화방에서 여성 혹은 대상에 대한 협오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곳은 메시징 서비스를 닫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은어들을 연구하는(?) 어떤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은어들은 이전에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던 언어들이나 예전에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던 곳에서 만들어진 언어들이 많다는 것이다. 줄임말을 사용하거나 혹은 일상적인 언어지만 뜻이 다른 형태로 교환된다는 것이다. 게임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환'이란 단어도 특정 여성을 파티에 오게 한다 혹은 특수 성폭행을 위한 범죄 모의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메시징 서비스가 사라지면 인간의 그런 모습들도 같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 누구나 편리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서비스 자체도 아니고 보안이 뛰어난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런 은밀함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은밀함은 진정한 인격을 보여주나?
어디나 정답은 없다. 아마도 유명인들의 단체대화방에 충격을 받은 다른 유명인들 혹은 은밀함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좀 더 보안성이 좋은 다른 서비스를 찾아야 겠다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의 핵심은 보안성 다른 말로 들키지 말아야 하는 행동과 말들을 들어나지 않도록 하는 보안성이 아닌 전혀 생각하지 못한 개인 피해자들에게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대화방의 특징은 바로 그들의 행동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즐기고 피해자들은 그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비인간적인 행동들도 있지만 그 안에는 피해자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카페를 운영하는 어떤 분은 남자 혼자 오시거나 남자들 여러명이 와서는 갑자기 커피를 만드는 공간을 직접 찍거나 뒤돌아서 배경으로 나오게 찍는 경우를 종종 볼 때가 있다고 하셨다. 행동이 너무 어색하고 마치 그렇게 사진 찍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것은 그렇게 어느 카페에 가면 이런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공유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외모에 대한 평가부터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는 뒷말까지도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였다. 유명인들의 단체대화방을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지만 유명인이 아니라도 우리 주변에 누가 그런 은밀함을 즐기는 사람인지 알 수 없고 심지어 좋은 사람으로 보여도 그 이면에서는 어떤 은밀함이 숨어있는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유리없는 동물원
처음 시작은 메시징 서비스 플랫폼의 기능적인 부분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사실은 메시징 플랫폼이 가지는 확장성 그리고 그 확장성이 단순히 웹서비스에 제한되지 않고 어쩌면 사회적 현상까지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으로 발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왕따 피해자, 성범죄 피해자를 비롯해 은밀함에 감추어져 자신도 모르게 공유되어 버리는 자신의 개인정보로 너무 많은 피해자들이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메시징 서비스가 보안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욱 은밀진다고 설명하기 어렵다.
아래 왼쪽은 2019년 수상한 한 사진이다.
베트남 여인이 두명의 아이를 데리고 있는 사진이다. 그리고 오른쪽은 이 사진을 찍었을 때의 모습이라고 한다. [
관련 기사]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서 기자회견장처럼 꾸며진
staged 상태에서 촬영한 것이였다. 이 사진을 보고 유리없는 동물원이 생각났다. 사진을 찍기 위해 여성과 아이들은 그저 피사체인가 싶은 느낌이다. 여성의 아픔을 전달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할 수 있고 그 마음이 진심이였다고 해도 기자회견하듯 몰려들어 찍어내는 다수의 모습에서는 그 말조차도 그리 큰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은밀한 단체대화방이나 닫힌 커뮤니티 혹은 그 어떤 것을 통해서도 인간은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 그 욕망의 대상으로 어떤 타인을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동물이 되어버린지 모른다. 그래서 누군가 일하는 곳에 가서 동물원에서 바라보듯 피해자는 모르게 은밀하게 자신의 욕망을 채워가고 자신들만의 은어로 입장료를 내고 후기를 공유하며 서로의 그 비인격적인 유대를 결속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마치 유리없는 인간동물원으로 세상을 만든다.
정답은 어렵고 힘들지만 ...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문제를 만드는 인간들에게 집중해서 원인을 찾아야 할 문제와 사람들을 그렇게 몰아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 구별해서 원인을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연민에 대하여 ─ 구조적 범죄에 대한 생각] 최근에 감상한 시카고 경찰
Chicago PD 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필요한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약품 배달 차량을 특수절도하는 내용이 나온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어느 때와는 다르게 경찰들도 뭔가 깔끔한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 보험이 불가능해 약을 구할 수 없는데 그럼 죽어야 하는 것인지 누구의 책임인지 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인간의 비인격적인 은밀함이 메시징 플랫폼에 의해서 좀 더 강화가 되었다면 반대로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해도 줄일 수 있는 플랫폼 차원에서의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체대화방의 은밀함이 세상에 들어나는 이유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개인 사용자의 부주의함에 단체 전체가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중 한명이였던 누군가 잘못되었음을 인식하고 이를 고발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개인이 누구인지 특정해 내기도 쉽고 그런 경우 개인적 보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양한 사용자가 모이는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시스템은 바로 신고
report 이다. 물론 악의적인 의도로 신고를 남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스타그램의 경우 특정 태그를 통해서 성매매 혹은 불법적인 내용들을 광고하는 경우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화 중이라도 누군가 불법적인 내용이 존재한다면 이를 저장하고 화면 갈무리를 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증거의 완결성을 위해서 메시징 플랫폼에서 신고가 들어오는 순간의 자료와 자료의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 올라오는 자료들을 검열하거나 대화내용을 통해서 불법성을 바로 찾아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 정보 뿐만 아니라 불법성을 찾아내기 위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 검열을 하는 것은 미국의 9.11 이후 애국자법
Patriot Act 과 같은 부작용 뿐만 아니라 새로운 피해자를 더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권의 감수성을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메시징 서비스가 어떤 방법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서비스 플랫폼이 제시해주지 못하는 인간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불편한 관심 An Inconvenient Concern' 을 가질 필요도 느껴진다. 뜻하지 않은 인물에 의해서 은어들이 등장해서 세상에 알려질 때가 있다. 대한민국 제일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지여성을 비하하는 은어를 우렁차게 말해서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했고 한 연예인은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뜻하는 은어를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세상 사람들이 그런 은어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수많은 은어들이 존재하고 보통 관심이 없다면 알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많이 불편하지만 그런 은어들이 무엇이다를 알게 되면 고구마 줄기처럼 그런 언어들을 쓰는 이들을 현실에서도 의외로 찾아내게 된다. 좀더 체계적으로 그런 은어들을 직접 알지 않아도 기계들에게 학습시키고 표현들을 찾아내는 것도 위에서 설명한 기계 봇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조금은 성급한 결론이지만 ...
여전히 한계만을 가지고 결론을 내야 할 때는 문제는 복잡하거나 인간이 존재하면 항상 있던 문제였던 거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좋은 심지어 '도덕적으로 깨끗한' 메시징 플랫폼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비인격적 인간들은 유리없는 동물원을 만드는데 도구로 활용할 것이다.
유명 연예인의 단체대화방 내용들이 세상에 들어나기 전에는 그들이 피해자들을 유리없는 동물원에서 지켜보았다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는 오히려 그들이 이제 세상 사람들이 지켜보는 동물원 안에 있는 이들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말 불편하지만 우리는 그런 은밀한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그 과정들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서 카페에 와서 어색하게 커피 만드는 공간을 촬영하는 이들이 있다거나 의심스러운 행동이 느껴진다면 당시의 CCTV 화면을 확보해 놓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다. 다른 사람 인물을 올리는 행동이나 개인정보의 노출이 우려되는 자료들은 신고하는 것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피해를 막는 예방이기도 하다.
만약 인터넷 공간 상에서 이런 은밀한 자료들의 교환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가끔 실수같이 자료들이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을 특정하거나 개인정보가 나온 정보들에 대해서도 스스로 찾아서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
구글 알림] 서비스를 이용해 자신의 개인정보 등이 인터넷에 나타나지 않는지도 확인하면 좋을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불법적인 내용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을 때 신고 내용과 자료의 완결성을 플랫폼에서 입증된다면 증거로 쉽게 채택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까지는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제공해주고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생각하였지만 웹 서비스가 가지는 사회적 영향과 파급력을 생각한다면 반대로 웹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법적 책임이나 경제적 배상이 아니라 인간의 비인격적인 행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부분까지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은 하고 싶지만 인간 방종에 의한 피해자들이 최소화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존재하고 그와 동시에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도 하나의 인간 행동에 영향을 주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법과 제도와 같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는다. 문제는 서비스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공익을 놓고 무엇을 선택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바라건데 유럽을 중심으로 인터넷 서비스 뿐만 아니라 데이터 그리고 그 관리에 대한 책임을 의무화해야 하고 그 주체가 누구여야 한다는 것을 선언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인간의 고통이 줄어들 수 있는 플랫폼이 무엇인지 소위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