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19, 2004

아이의 가슴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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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 아이를 위탁하는 그곳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몇몇 아이들은 언챙이라고 불리는 구개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있었고 그리고 어떤 아이는 팔이 없이 퇴화한 듯 있는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은 아직 세상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세상이라는 개념조차도 그들에게는 있을리 난무했다. 바쁜 자원봉사자 아주머니들이 기저기를 갈아주고 그리고 우유를 먹이면서 이아이 저아이 돌보는데 정신이 없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우유를 먹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먹여 볼려고 하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시고 말았다.

아이의 울음소리, 아주머니들의 달래는 소리... 그곳 세상은 한국어로는 형용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세상의 언어로 달리고 있었다.


아이가 내 눈에 들어왔다. 다들 바빠서 돌봐주지 못하는 아이였다. 이제 2달? 돌은 지나지 않은 것 같은 아이가 거의 눈도 못 뜨고 쌔근 쌔근 자고 있었다. 어찌나 귀엽던지... 내 아이같은 생각에 살며시 그 아이의 등에 손을 넣어 작디 작은 그 아이를 내 품안으로 가지고 왔다.

아... 정말 작디 작은 그 몸체가 내 가슴에 철퍼덕 딱 달라붙는 순간 난 순간 입가에 웃음을 지울 수 있었다. 와... 이래서 아이들을 기르는구나... 순간 내 대부형이 "아무리 힘들어도 내 아들들(참고로 대부형은 쌍둥이 아빠)을 보면 모든 근심이 싹 ~~~~~~~~~ 사라진다." 란 말이 무슨 의미인지 세삼 느껴졌다.

내 가슴안에서 등을 살며시 토닥거려주다가 이제 나는 다시 바닥에 눕힐려고 아이를 내려놓려는 순간...

그 아이의 작디 작은 그 고사리같은 손이 고사리 잎처럼 내 어깨 옷을 살며시 잡는 것이었다. 내가 잘못 느낀 것일까? 다시 한번 바닥에 눕힐려고 했을때... 난 그 아이의 손이 내 어깨를 잡을려고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그르 돌았다. 이제 어쩌면 한동안 느끼기 힘든 사람의 가슴을 알기에 그 아이는 마치 내 가슴을 떠나기 싫어하는 것 같아보였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낼 수 없었다.

'아이는 이 세상을 모르고 있지만 자신의 운명을 알고 있다는 듯이...' 나의 곁에서 떠나고 싶지 않은듯 보였다.

'아이의 가슴은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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