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9, 2009

걱정해 주는 마음

Leave a Comment
개월 전 나에게는 큰 상처가 생겼다.

오른편 정강이 정면에 움푹 페인 상처가 나 있고 정면으로 골절이 생겨서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 상처는 나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걱정해 주는 마음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상처이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의 집에 데려다 주던 어느 날 인도를 지나가다가 어떤 아줌마가 문을 갑자기 열어 정강이가 차 문에 크게 부딪치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몰라도 나는 어색한 그녀와의 사이때문인지 살짝 긴장한 상태였고 그렇게 부딪쳤지만 나는 아줌마에게 그저 괜찮다는 말만 전하고는 그냥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런데 이상하였다. 조금만 걸어갔는데도 골절에 발생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났고 이내 절둑거리게 되었다. 정강이 뿐만 아니라 가슴과 복부를 차문 모서리와 심하게 부딪쳤기 때문에 가슴 통증으로 한참 아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 그 흔한 "괜찮냐"는 말도 듣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리고 이내 나는 정강이의 통증이 이상하다고 느껴서 "내일 X-ray 라도 찍어봐야 하나...? 라고 이야기 했지만...

녀의 반응은 이러했다. "뭐 그런 것 가지고..." 

그리고 나는 X-ray 를 찍어 볼 필요도 없이 정면으로 골절이 생긴 것을 직감하고 몇일동안 깁스를 하면서 지내야 했었다. 사실 그녀를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은 그리 짧은 길이 아니었지만 그 정강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 흐른 피가 옷을 젖게 만들 정도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몇 일이 지나는 동안 그 흔한 안부 문자조차 그녀에게 보내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고 참 신기하게도 청계천 흐르는 물길 거슬러 올라가다가 그녀가 다른 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꼭 그녀가 나에 대한 관심이 떠났다고 해도 그리 서운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신기하였다. 만약 내가 그녀의 동생이나 가족이었다면 그리고 그렇게 다친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무반응하게 보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 아픈 것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지만 사랑하는 마음이란 보살피고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걱정해 주는 마음... 지나친 걱정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디 아프지 않은지... 그렇게 살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말하지 않은 상처에 미소가 빠진 얼굴 속에서도 내 마음의 상처도 살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심한 사람을 만나기 싫어졌다. 항상 미소가 가득하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근심과 걱정으로 남을 돌 볼 수 없다면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 말 할 수 있을까?


내 자신도 마찬가지인지 모른다. 내가 미소짓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기엔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고민과 고통으로 미소지을 여유조차 없는데 누군가 걱정해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는 마음은 사실 사랑하는 마음이고 비록 어머니의 과한 관심과 표현이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관심... 그리고 걱정을 만들 수 있는 사랑 받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걱정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랑은 걱정하는 마음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0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