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November 10, 2010

쓸모없는 구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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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전에 중국에서 옥을 수입해와서 한국에 팔려고 하신 적이 있으셨다. 당시 옥에 대한 수요보다는 중국산이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찾지 않고 결국 그 옥들의 잔해들은 거실에 그 누구도 쓰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옥 매트 (옥과 실로만 이루어진 마치 진시황제 시절의 갑옷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매트) 와 그리고 수없이 많은 옥구슬들이었다.

결국 큰 손해를 입고 집안 한구석에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게 가지고 있던 옥구슬들. 어떻게 쓸까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쌓여 있던 그 옥구슬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약 2여년전 내가 묵주 공예를 시작하면서였다.

토마스 성물방 : [ go.meson.kr/rosary ]

몇몇 지인들 선물로 주기 위해 만들어본 묵주 공예는 의외로 내 적성에 맞아서인지 여러가지 응용도 하고 다양한 묵주를 만들어 아마도 지금까지는 300여개는 넘는 묵주를 선물로 사람들에게 준 것 같다. 그 와중에 그 애물단지 같던 옥구슬들은 모두 묵주 재료로 잘 쓰일 수 있었고 그냥 미움받으며 쌓여있을 운명이었을 지 모르는 그 구술들은 누군가의 손목에 손에 쥐어져 지금도 기도하는 좋은 도구로 빛을 내고 있을 것이다.


가 알았을까... 그렇게 많은 구슬을 아버지가 가져오실 줄... 그리고 안 팔리고 우리집에 그렇게 쌓여 있을지... 그리고 내가 우연한 기회에 묵주를 만들 생각을 했을 줄이야 그리고 또 그것을 통해서 그렇게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쉽게 낙담하고 '왜 하필...' 혹은 '왜 그런 것을 해가지고...' 하는 후회보다는 그래 언젠가는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안에서 자신을 긍정의 정원에 내 놓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당장 쓰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안타가워 하지 말고 급하게 후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도 자신이 배운 것 그리고 그 어떤 것이든 그 쓰임이 당장이 아니라고 해서 쓸모없음으로 몰아 내면 결국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다.

사실 이런 오묘함 때문에 종교에서 말하는 신을 떠나 분명 우리를 오묘하게 깨달게 해주는 그 어떤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믿게 된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눈으로 실망하고 낙담할 때 결코 그 것이 실망할거리도 낙담할 거리도 아니라는 것을 언젠가는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내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지 그것이 어떻게 쓰일지 계산하며 사용하면 결국 자신의 욕심에 그 어떤 것도 채우지 못하고 후회와 미련만 가득해질 것이다. 인내하며 기다리면 언젠가는 꽃피우게 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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