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글 읽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고 당연하다고 느낄 그런 우리나라에서 설마 글을 읽지 못하는 분이 계실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고단한 삶에 아직 배움을 이루지 못해 글을 읽는 것이 어려운 사람이 있을거라는 이해를 하고 좀 더 서성거리며 나도 모르게 경청하게 되었다.
점원 아주머니는 정말 혹시나 한글자라도 놓칠까 또박 또박 읽어주시면서 정성들여 낭독하는 모습이 가득하였다. 순간 나도 모르는 전율이 느껴지며 자신이 가진 작아 보이는 재능, 아니 어쩌면 그 누구도 재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능력을 가지고 그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큰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 감동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겨울의 길목에 있는 가을의 풍경과 그 풍경 안에서의 많은 정물들의 느낌을 이야기하는 산문시였던 것 같았다. 미소를 지으며 듣고 계시던 분께서는 이내 이렇게 느낌을 말씀하셨다.
"가을의 돌들이 겨울의 시작을 의논하는군요. 고마워요"
뭔가 정리되지 않은 듯 그러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대답도 가슴이 뭉쿨했지만 무엇보다 저런 나눔도 있구나 하는 작은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가진게 뭐 있다고 나눌 수 있겠어...
조금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라는 핑계 안에서 우리의 나눔에 대한 핑계를 대며 너무도 많은 것을 가진 우리들의 모습과 겹치며 정말 무엇인가 값지고 좋은 것 남들 보기에 충분하고 부끄럽지 않은 것을 나누겠다며 다짐하지만 정작 우리가 나눔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들은 작고 소박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우리가 가진 재능과 우리가 그동안 받은 물질적, 정신적 토양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참 감사할 것이 많지만 우리는 그것을 당연함으로 생각하며 쉽게 잊어버리고 산다. 그렇게 가까운 이웃이 부족한 것을 자신이 채워주는 모습에 포장된 나눔만을 추구하며 정작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에 대한 작은 것은 무시하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무시하며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누리며 받은 수많은 재능들은 과소평가되며 누군가에게 분명 도움이 되고 나눔이 될 수 있음에도 아직도 조명되지 않고 묻혀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자. 그것이 아무리 보잘 것없고 가치없어 보이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값지게 만드는 것은 나의 평가가 아닌 내 주변의 이웃들에게 얼마나 나눌 수 있는가 살피는 사랑의 마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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