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으라 (마태 24, 42)
애플에게 창의성, 혁신성 등의 어떤 좋은 수식어를 붙어도 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 앞에서 안타가움과 수많은 슬픔이 공존했고 분명 역사상 기록될 인물임에는 동감하지만 그의 자서전 안에서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말하면 애플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스티브 잡스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간직하고 세상을 떠난 유명인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그래서 그의 자서전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의 두 얼굴 [ 기사 내용 보기 ]
사실 애플의 기업 운영 방식이나 생산공장의 관리 방식, 그리고 부품 및 공급자 관리 방식은 다소 혁신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 혁신의 방향이 정말 옳은가에 대한 고민은 별도로 해야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런 생각없이 사용하는 첨단 기계, 생산품들이 우리들이 그것을 누리기 위해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정당하지 않은, 혹은 턱없이 부족한 댓가를 통한 어쩌면 건강 및 교육의 권리마저 빼앗기며 쓰게 된다면 정말 우리는 그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이 없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세상의 잘나가는 기업들은 다 그렇게 하는데, 뭐 그런 기계 어떻게 다 일일히 확인하며 쓸 수 있냐고 반문한다면 그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지만, 반대로 그래서 기업의 도덕적 경영 방향은 더욱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은 초기부터 스티브 잡스의 경영 방침에 따라서 제 3국가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부품 조달 방식을 쥐어짜기 공급 방식을 통해서 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 부품 조달에 따르는 sub/subcontracting 의 이윤에 대해서 별로 관심가지지 않고 싼 공급을 우선적으로 했고 애플의 폭발적인 인기와 보장된 시장을 무기로 공급책을 관리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비단 애플만의 방식은 분명 아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과 1차하청 기업은 이윤이 나지만 2차이상의 하청업체들은 직접 계약도 안되기에 1차하청업체의 횡포로 인해서 연쇄 도산, 및 자금난에 빚에 허덕이는 소규모 기업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는 현재 2차 이상의 하청업체의 이익율이 -7%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대기업의 이런 횡포는 상생이나 동반 성장 같은 개떡같은 슬로건 하에 더욱 더 조여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망하면 그를 대체할 다른 기업이나 이젠 노동 인건비가 싸게 나오는 해외로 그 공급 물량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너무도 복잡해진 산업 구조와 갑, 을의 관계 안에서 을의 희생만을 통해서 갑의 살만 찌우는 구조가 되면 경제가 정말 발전할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고통과 희생이 가까이는 우리의 가족 혹은 우리의 이웃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 의식있는 경제학자는 독식과 자본주의 자본 논리로 인간의 생존권 때로는 생명까지 빼앗는 기업들의 도덕적 경영 지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그 기업과 같이 사업 파트너가 되었을 때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과 관계성에 대한 인식 수준 (예를 들어 동반자로 바라보느냐, 공급거래의 불공정 거래 빈도 등)을 통해 기업의 도덕성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업의 패러다임은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런 도덕적 경영이 패러다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본이 인간의 존엄성을 판단하여 어떤 사람은 희생의 노동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탐욕스런 자본가가 되는 것에 더이상 가속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넘어오면, 우리가 구입하는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알 수 없는 사람들의 희생에 근거한 것인가 깨어 바라보는 것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의 소비의 기준이 이제 질좋고 값싼 이라는 측면에서 min( sum('타인의희생')) 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정책적, 실질적 대안을 통해 우리가 자각하는 방법론이 우수한 사람들에 의해 개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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