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ne 14, 2012

절망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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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터인가 써내는 소설의 양이 늘어난 작가에게 기자가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죠? 비결이 뭔가요? 독자들은 그 양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는 소설의 완성도도 모두들 감탄을 합니다." 

작가는 상당히 담담히 말했다.

"년 전 말기암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든요. 그 순간 저에겐 두가지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첫번째는 비통해 하고 내 인생을 원망하며 그 원망 속에서 억울해 하며, 두려움과 좌절 속에서 살아가는 길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내가 그 모든 두려움을 잠시 잊어버리고 지금까지 쓰려고 했지만 실행하지 못한 생각들을 써내려가는 것이었소."

"그리고 나는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러자 그 절박함에 하나라도 쓰고 싶었고 결국 나도 생각하지 못한 분량의 원고지를 채울 수 있었고 얼마나 지났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체 살다보니 시한부로 선고받은 몇개월을 훌쩍 넘기고 말았네요." 

그때 기자는 느꼈다.


마가 가장 좋아하는 영양분은 우리의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절망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그러나 반대로 절망 안에서 자신의 끝내야 할 역할을 찾는다면 그 병마는 오히려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일상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렇게 기자가 생각하고 있는 순간 작가는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비록 내가 시한부 인생이라 언제 죽을 지 모르지만 이렇게 오늘도 글을 쓰고 내일 눈을 뜨지 못한다면 나는 작가로 죽게 되겠죠? 작가로 남게 되겠죠..." 

기자는 그렇게 자신의 인생이 시한부인 것처럼 매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내일 아침 숨이 끊어져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절망희망은 원래 본질은 같지만
빛이 비추는 곳을 바라본다면 그것은 희망이 될 것이고,
어둠의 희미한 실루엣만 바라본다면 절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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