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9, 2012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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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거울에 비친 내 모습조차 볼 여유가 없었나 보다.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내가 잘 모르는 누군가 거울에 있다.
어색하고 순간 거울 속에 다른 세상이 있나 싶었다.

익숙한 내 손은 그대로인데 좀처럼 빠지지 않는 얼굴이 빠져서일까 나의 모습 같지 않다.
아마도 자아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내가 누구인지 다시 묻는 순간의 질문을 하고 말았다.

누군가 "너가 누군지 스스로 증명하라" 혹은 "너가 누구인지 이야기해보라"는 질문을 한다면 순간 질문이 얼마나 쉽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좀처럼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그 경계에 놓여 대답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처럼 어렵고 힘들고 그래서 가장 자괴감에 빠질 수 있는 질문중 하나라고 한다.

소심한 사람에게는 자기 비하의 구렁에 빠지기 쉽우며,
대범한 사람에게는 자기 자만의 올무에 걸릴 수 있기에... 

... 럴 것 같다. 누군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비록 어색한 모습과 만나 두려움으로 시작해도 결국 설명하지 못하는 존재의 다양성을 느끼는 그런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다양성은 내 안의 자아를 보다 아름답고 조화롭게 만들 것이다.

... 렇지만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의 상대방을 요구하며 자신의 집착에 상대방을 맞추도록 노력한다면 자신의 욕심을 채워질지 몰라도 상대방은 자아를 잃어버릴 것이다.그래서 결국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욕심뿐이고 그것은 추함에 더욱 가깝다.

자식을 위한 길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식은 소유도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망의 대리인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거울 속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누군가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말이다.

거울속으로 - 이수지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며 그래도 다른 모습의 나인듯 보여도
너 또한 나이기에
미소로 잘 지냈냐고 위로한다.
수고했다고 너의 어깨에도 토닥여 본다.

"힘들어 하지마" 

힘들어 하는 나의 모습이 어색하고 지쳐 있다고 해도 난 너를 포응한다.

그렇게 나는 다른 모습의 나를 인정하며 받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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