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14, 2012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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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만드는 할아버지는 오늘도 가마에서 막 나온 도자기를 보며 꺼내고 있다. 보통  흠없고 보기 깨끗한 도자기만을 꺼내고 나머지는 가차없이 깨뜨리지만 이 도공 할아버지는 티눈처럼 돌출된 흠이 있어도 그리고 어딘가에 상처가 난 도자기라도 일부러 깨뜨리지 않고 그대로 꺼내어 놓았다.


도자기를 사러 온 사람 중에는 "뭐 이런 것을 만들어요?", "누가 이런 것을 사겠어요", "깨버리세요. 가치가 없는 것 같은데..." 라며 사람들은 사지도 않으면서 꼭 그런 흠집 난 도자기를 보면서 한마디씩 하고 갔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묵묵히 그 모든 말들에 그저 미소만 지으며 계셨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그런 흠집 난 모습에도 도자기를 사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수는 많지 않아서 어느새인가 흠집 난 도자기들은 한 곳에 쌓여가기 시작했었다.

이를 보고 의아하게 생각한 어떤 사람이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왜 잘 팔리지도 않는데 저렇게 공간만 차지하게 놓고 계세요?" 

할아버지는 갑자기,

" 흠집 가진 도자기들도 아름답지 않나요?" 

"네?? 저 흠집 난 도자기가 아릅답다고요??" 

할아버지는 바로 이어 이야기하셨다.

"름다움이란 항상 깨끗하고 흠집없는 상태라고 누가 이야기했나요... 저 흠집이 저 바로 저 자리에 놓여 있기에 저 도자기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도자기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세상사람들이 아름다움을 그렇게 천편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음을 우리에게 알려주잖아요. 우리 모두가 다 하나같이 다른 것처럼..." 

할아버지 이야기에 뭔가를 느끼고 그 사람은 흠집 난 도자기 하나 집에 가져갔다. 도자기를 사온 남편이 부인에게도 똑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나 부인은 수긍하면서 그대로 놔두기로 했지만 부인의 눈에는 그 흠집이 계속 눈에 더욱 띄기 시작하여 자신의 기호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하며 아무 생각없이 그 흠집 주변으로 계속 닦아내고 긁어내 보았다. 그렇게 받아드리지 못하는 흠집에 결국 힘주어 닦아내다 결국 그 도자기는 깨져 부셔지고 말았다.


들레로 태어났지만 누군가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미가 가장 아름답다며 자신에게 다가온 민들레의 꽃잎을 뽑아 장미잎을 붙이고 붉게 칠하고 자신의 기호에 맞게 장미로 만들려고 한다해도 민들레가 장미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바뀌라고 그렇게 강요하면 결국 도자기 위의 흠집은 깨진 도자기 속에 사라지고 장미처럼 보이는 민들레라 자신의 눈은 만족시킬 수 있지만...


깨진 도자기는 다시 붙어져도 이미 상처받은 것이고 뜯겨진 꽃잎과 붉은 장미의 모습엔 은은한 노란색의 아름다움은 이미 지워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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