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8, 2012

배달사원 승강기 사용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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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전부터 보이는 강남의 모 아파트(라고 해도 어짜피 다 알긴 하지만...)의 경고문이 인상적이다. 신문기사를 통해서 배달 하는 분들의 이야기와 일부 주민들의 곱지 못한 시선을 기사화 해서 트윗터와 온란인 상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일단 요지는 배달하는 사람들은 승강기(엘레베이터)를 사용하지 말고 배달을 하고 이를 어길 때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파트 측의 조치는 너무 한다. 배달 물건은 모두 일층에서 찾아가라의 대부분이 아파트 주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차적인 느낌으로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배달하는 사람이 무슨 잘못이냐라는 이야기에 주민들 혹은 이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람들은 복도식 아파트로 엘레베이터 한대 당 세대수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배달하는 사람이 배달의 편의를 위해 각층마다 멈추게 하거나 배달을 다 완료할 때까지 승강기 사이에 무엇인가 넣어 두어서 정작 주민들이 승강기 사용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대부분의 주장은 이 두가지 입장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가지 주장 모두 일리가 있고 논리적이든 감정적이든 둘 다 합리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를 두고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에 대한 주장이 오고가면서 우리가 정말 생각해야 하는 본질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본질은 이해 충돌이 일어난 원인과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아니다. 또한 누군가의 편의성 때문에 다른 누군가의 편의성이 침해당한다는 식의 권리 주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바로 개인이나 집단간 (개인-개인, 개인-집단, 집단-집단) 갈등 요소가 발생했을 때 그 갈등 요소를 해결하는 문제 해결 방법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 아파트 측은 일방적이고 통보를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달하는 분들이 아파트 측이 느끼는 모든 불편과 비용에 대한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책임을 지웠다는 것이다. 즉,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상대방을 일방적인 가해자로 만든 상태에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 측이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 이런 집단간의 갈등이 생겼을 때는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어느 쪽이 잘했다 잘못했다에 대한 판단만이 여론이 되었지 그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하려고 노력했는가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틀 후에 이 경고문은 부녀회의 반대로 취소했다. 아파트 관리를 위해서 어떤 입장을 보였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입장이 아닌가. 이런 경고문이 나올 때까지의 과정에서 배달하는 사람들과 어떤 갈등 해결의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결국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배달인데 그 배달하는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기에 일방적인 입장을 취하며 경고문을 붙였냐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해명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에 의해 갈등이 생기지 않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 문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생각하며 상대방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게 하는 그런 태도가 아니라 최소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만큼은 고급스럽고 품위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상대방의 입장과 이야기를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생각과 자기 집착으로 상대방을 일방적인 가해자로 만들어 버린 상태에서 일을 해결하거나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어떤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면 최소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시시비비를 따지려는 심판자가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조정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일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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