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6, 2012

지속가능한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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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약을 먹다보면 내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다. 방금 먹었는데 내가 먹었나 멈칫하면서 그렇다고 약으로 배불릴 것도 아닌데 다시 먹기도 뭐하고 대부분은 그냥 먹은 것으로 간주하고 넘겨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먹기 때문에 그런 일상적인 반복에 대해서 큰 신경을 쓰면서 약을 먹는 경우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 먹어야 하는 약들이 일곱개인데 각자 이름을 불러주고 안부를 물어본다.

"안녕~ 아서틸~ 오늘은 화요일이구 안녕~ 콩코~"
그리고 덥썩 먹어버린다.

간의 기억은 참 불편하다. 무엇인가 각인될 일들이 없다면 무심코 잊어버린다. 그런데 안타갑게도 우리의 기억에 잘 각인되는 것들은 좋은 것보다는 나쁜 것들이 더 쉽게 다가온다. 안 좋은 기억은 오래가고 문득 어느날 생각하지 않은 순간에 우리의 눈물을 만들고 그 눈물은 즐거운 시간에 어울리지 않는 방문을 한다. 그래서 문득 되돌아 보면 우리의 삶은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들게 한다. 우리의 일상이 즐거운 기억으로 채워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만큼 즐거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매일의 일상적인 일이라,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의 반복성에 의미가 없고, 무심해서 기억하기 힘든 '약먹기'같은 일들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만들 때 우리는 좀 더 일상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매일 이름을 불러주며 '아스트릭스야 오늘은 날이 흐리네' 하며 그 날의 특별한 이야기를 한다면 지루하고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사건을 기억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난 그 작업을 '지속가능한 즐거움 (sustainable pleasure)' 라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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