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25, 2013

기업의 활동은 선할 수 있는가? - IT기업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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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이 선인지 판단하기 힘든 세상에서 기업의 활동이 선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 더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는 기업의 활동이 선한지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본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 더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논리는 이런 고민이 올바른 선택이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기업의 목표가 이윤 극대화이지만 결국 그 이윤은 소비자를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윤의 극대화라고 이야기하게 된다. 상당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으로 보인다.

인간의 노동력은 얼마인가? 인간의 인권, 생명은 얼마일까? 어느정도의 교환가치를 통해서 보상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게 인간의 노동력은 언제부터인가 비용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본의 거센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효율이라는 명목으로 기계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게 하면서, 동시에 노동력에 대한 절감은 생산 가치를 높인다고 생각했다. 다시 질문한다...

간의 생명은 얼마인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 내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싸고 질 좋으면 상관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내가 사용하는 물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잘 모른다. 어떤 재료와 노동력을 통해서 만들어졌는지 상품을 보고 알기 힘들다. 내가 상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만족을 증가시켜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만약 제품 100개가 만들어질 때마다 1명의 노동자가 죽거나 중상을 입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일을 해서 만들어진 제품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따라서 기업의 활동이 투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의 생명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생산을 계속한다면 제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몰라도 어떤 이의 생명에 대한 댓가도 소비자는 동시에 지불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본 사진은 본 블로그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습니다.

대 자본의 위험은 생존 수단으로 자본이 필요한 다수들이 자유롭게 의사 결정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학 지식과 상식이 부족한 나라에 화학공장을 세워 공장 안의 위험성에 대해서 인지시키지 않고 사람들에게 해야할 일을 일방적으로 지시한다면, 노동자들은 생계수단이고 위험성을 모르기 때문에 일을 맡아 하겠지만 대형 사고가 나거나 근무했던 사람들이 공장 근무로 질병을 얻게 되었다면 그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누구의 책임인가? 자본은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의 생명을 쉽게 계산한다.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의 희생에 대해서 소비자는 아무런 책임을 가지지 않는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게 적극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해도 누군가의 희생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기업은 도의적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희생을 줄이지 않는 이유가 희생에 필요한 비용보다 생산 이윤이 더 크다는 이유라면 기업은 도덕적 비난을 받는다 해도 사실을 숨기고 개선하지 않을 것이고 알지 못하는 많은 희생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업의 착한 선택은 무엇인가?

최소한 자본의 교환가치로 인간의 생명을 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어떤 행동이나 결정이 착하다 나쁘다 결정하기 힘들지만 최소한 인간을 위해 제품을 만들면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과정은 도덕적, 윤리적 측면을 떠나서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만드는데 희생 가능한 인간의 생명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그 희생을 기반으로 단지 소비하기 위해 즐기는 인간이 존재한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해야하는데 이미 기업의 생산은 희생가능한 생명을 설정하고 있다. 만약 '희생 가능한 생명'을 기업이 인지하고 있다면 기업은 탐욕적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착한 선택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착하지 않은 활동으로 생각할 수 있는 원칙은 바로 "희생 가능한 생명"을 설정하고 기업활동을 유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기업활동은 최소한 착한 선택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명에 대한 희생을 강요하는 기업 활동 이외, 비리와 같은 부도덕적 활동을 하거나 문제를 가진 기업들의 모습은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명확하게 소비자에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사적 이익을 위해 횡령 등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해서 그에 대한 규제, 법 등이 제대로 정비되어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자본의 힘에 좌절도 많이 한다. 그래서 절대적 착함을 추구하는 기업은 우리의 인식에서 생각하기 어렵고 그런 기업은 지상에는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래서 "악하지 않아야 한다 (Don't be evil)" 라는 기업의 모토(motto)가 더 현실적이고 더 다가오는 것 같다.

IT 기업이 악할 이유가 있는가? 

인터넷 기술은 상당히 가치 중립적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어떤 기술도 인간이 사용하기 때문에 가치 중립적 기술의 이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는 동일한 기술도 좋은 의도로 사용하면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나쁜 의도로 무장하면 얼마든지 사적 이익을 얻고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좋은 기술이고 장려되어야 한다는 기술의 하나로 스팸제거 기술을 생각해보자. 자신의 메일함에 원치 않는 광고메일들로 가득 차지 않고 내가 원하는 메일만 받을 수 있는 스팸제거 기능은 우리에게 이로움만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잠깐 다르게 생각해보면 스팸제거 기능으로 특정 단어나 특정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보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이 또한 인간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을까? 사람들의 메일함은 매번 감시당하고 특정 이념이나 행동을 모의하게 되면 검열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적 사용으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같은 방법으로 테러 방지를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편의를 위해 스팸제거 기능이 우리의 메일을 검열할 수 있도록 동의했지만 편리성에 우리는 언제나 시스템적으로 검열 당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주게 되는 것이다.

개인정보의 기업 사용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고, [ 사적 영역(private domain)에 대한 개념 ] 을 소개하면서 개인의 편의를 위해 올린 사적 영역의 데이터는 기업이 어떠한 이유로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개인적인 의견으로 얘기했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일반적 시각이외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개인정보를 생각해보고 싶다.

터넷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보이는 재미있는 행동은 자신과 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행동보다 인터넷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보이는 행동이 더 솔찍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좋아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짓궂게 굴어도 인터넷에서는 상대방 페이지를 접속해서 보거나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모습을 개인의 사용 패턴과 페이지뷰(page view) 내용만으로도 어느정도 짐작하기 쉽다는 것이다. 겉으로 친절해도 다른 친구와 대화 내용을 통해서 겉으로 친절하게 한다는 솔찍한 이야기를 할수 있고 상대방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 나타나지 않게 설정하거나 일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행동이나 태도가 인터넷 공간에서는 상당히 진실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은 인격의 개체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진실을 이야기해줄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어떤 서비스의 관리자로 있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사람의 활동 내역(activity logs)를 확인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이상 속마음을 더 가까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인터넷 상의 개인의 행동은 상당히 진실하고 그 진실을 알기 위해 인터넷의 개인 활동 / 정보를 확인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개인적 호기심에 이렇게 개인의 인터넷 활동을 확인한다면 불법성때문에 대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만약 공권력에 의해서 확인할 수 있다면 상황은 비슷할 것이다. 생산 과정에서 인간 생명, 노동에 대해 비용가치로 판단하는 기업의 인권 의식만큼 개인 정보에 대한 보호와 관리 정책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직접적 생명권에 관련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도 개인 정보와 인터넷 활동 내역을 통해서 사찰이 가능하다면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물론 범죄와 연결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 정보에 대한 요청에 거부만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요청에 대한 투명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뢰성의 문제를 떠나서 일단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IT 회사로 개인정보 요청에 대한 투명성 보고서는 필수가 되어야 한다.

IT 기업은 착하기만 기대해야 하는가? 

IT 기업은 다른 생산 기업에 비해서 생산품과 수익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기업 활동 감시에 있어서 생산 기업처럼 인권을 기본으로 보건, 환경, 안전에 대한 규제와 감시(감사)를 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개인정보에 대해서도 규제와 정책이 존재하지만 인터넷이란 국경을 초월하는 기술의 영역에서는 누가 감시하고 누가 그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기술적으로 해당 기업이 제대로 개인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IT 기업의 활동은 해당 기업이 착하기만을 바래야 하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구글의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고 그 서비스의 철학에 대해서 많은 부분 공감하지만 문득 드는 걱정은 '이렇게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는 구글이 지저분해지면(개떡같아지면...) 어떻게 해야하나?' 내가 무료로 사용하고 익숙해져 있고 몇년간의 데이터와 메일을 열심히 모아왔는데 모든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려면 돈을 지불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비록 지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유료를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래서 기업의 활동에 있어서 기업의 결정권을 누가 가지는가, 몇명이 결정권을 가질 수 있는가는 기업의 도덕성과 기업 활동의 투명성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일단 구글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고 조금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간다. (사실 우리나라 재벌에 익숙해져 있는 개념으로 한 기업이 한순간에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 사용자들을 자본의 원천으로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서 이야기했지만 생산활동에서 보건, 환경, 안전에 대한 규정과 예방을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감시하고 보고한다. 그렇게 최소한 노동 환경이나 인간의 생명에 관련된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 환경에서 희생되는 인간의 생명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그런 악한 행동을 실행한 기업에 있지만 두번째는 국가 안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해당 국가의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책임의 범위가 제대로 된 보건, 환경, 안전에 대한 정책을 만들지 못한 입법의 무능함이든, 제대로 행정 집행을 하지 못한 행정의 나태함이든 국가의 책임도 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책의 수립과 집행은 IT 기업에서는 불가능한 것일까?


법리적 해석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몇몇 IT 서비스에 대해서 개인정보의 관리와 사적 이용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고 이를 규제하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이를 정책적 방법으로 제시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메세지 서비스를 여러곳에서 제공하지만 각 기업들은 자체 정책을 통해 메세지가 일정기간 저장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 자체의 정책은 임의적으로, 악의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그런 위험성을 제거할 의무는 실제로 국가에 있어야 한다. 메세지 서비스 업체가 개인 정보와 메세지 내용에 대해서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은 어느정도이고 메세지 내용이 사용되어야 할 때 (예를 들어 개인정보 요청에 의해) 해당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통보해야하는지에 대한 법적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IT기업의 특징에 맞춰서 IT기업의 감사(감시) 방법도 적절하게 변화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메세지 서비스에서 개인의 메세지 내용이 일정기간 저장되는 것만 허용한다면 (예를 들어 6개월이라고 한다면...) 해당 메세지가 정말로 6개월동안 저장되고 삭제되는지 확인하는 기술적 방법도 행정 규제를 위한 방법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예로 들어본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임을 명시한다.) 예를 들어 메세지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해당 서비스 업체모르게 메세지를 보내고 그 메세지가 서버에 남아 있다면 alive 신호를 보내어 메세지가 여전히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면 6개월 이후에도 메세지가 제거되지 않고 alive  신호가 계속 온다면 시스템 적으로 감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IT 기업의 보고 내용만을 전적으로 믿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방법이 법리적 해석에 의해 합당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IT 기술을 정책 규제에 필요한 기술로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IT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검색엔진과 온라인 광고의 거물 기업 구글은 실제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자사의 데이터 센터만 운영하기 위해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고 해당 에너지를 가능하면 핵발전이나 화석연료에 의존한 에너지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통해서 공급받거나 전기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 데이터 센터 운영 방식을 바꾸어가고 있다. 이런 정책 방향하에 데이터 센터의 열효율을 계산하고 공기의 흐름을 설계하는 기계공학자들이 필요하게 된다. 단순히 IT기업은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사용하게 하지만 그 운영에 있어서 정책 철학과 방향이 없다면 필요하면 서버 증설하고 관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웹서비스와 소프트웨어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기술들이 요소기술(element technology)이 되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무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센서 기술에 필요한 전자공학자, 인지공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공학자, 과학자들이 필요하고 자동차 운영과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제공되어야 한다. 사용자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지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 등의 기술들이 종합적으로 모여야 한다. 그런데 이런 기술들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사용자에게 제공되던 많은 기술들이 그대로 적용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구글 나우의 음성 인식을 위한 기술이 적용되 별도의 소프트웨어 제어 기술이 아니라 구글 지도와 구글 나우 등이 자동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정밀도에 있어서 다르지만 이미 스마트폰에서 쓰는 Google Goggle 과 같은 물체인식 방식은 자동차의 센서에 필요한 기술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인 자동차는 어디에 쓰일 수 있는 것인가? [ 소프트웨어 기술의 가치 ]'누군가를 위한 연민으로 시작한 이로움'이라는 개인적 생각에 비추어 본다면 무인 자동차는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과 구별되지 않는 운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장애인들의 생활권이 타인의 도움없이도 가능한 세상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닌가.

IT기업에 표준은 필요한가?

금은 다른 시선의 예를 들고 싶다. 바로 표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터넷 사용자는 어떤 기술이 사용되는지 구체적인 부분까지 신경쓸 수도 없고 신경쓰기도 어렵다. 단순히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만 잘 구현해주고 조금 더 바란다면 심미적으로 예쁘게 제공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세상에 누구도 제시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서비스한다면 표준을 생각하기 어렵지만 기존에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분야에 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생각해 보자. 간단하게 메세지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A라는 기업은 표준이 아닌 자체 프로토콜로 운영되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B라는 기업은 기존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A는 자체 프로토콜을 사용해서 자사가 만든 앱이나 클라이언트를 통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B라는 기업은 메세지 프로토콜로 XMPP 라는 오픈 프로토콜(Open Protocol)을 사용했다.

A기업의 전략은 우선 사용자를 많이 모으는 것이다. 자체 프로토콜을 사용하기 때문에 앱이나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 메세지 서비스가 가지는 문제점 중 대화 상대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신의 모바일 폰에 있는 주소록 정보를 올려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는 상대방을 찾아준다. 기하급수적으로 사용자는 서비스에서 추천해주고 내 주소록의 사람들과 쉽게 문자 보낼 수 있고 핸드폰에 저장된 주소록이기 때문에 기존의 문자를 보내는 것과 기능상 전혀 다르지 않지만 문자 요금을 안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역사의 흔적만 남은 Google Wave 서비스도 Google Talk (Hangouts) 의 확장과 동시에 XMPP 오픈 프로토콜을 사용했다.

B기업의 전략은 오픈 프로토콜로 사용되는 XMPP를 사용해서 클라이언트도 웹브라우저 안에서, 전용 클라이언트도 간소화되고 핸드폰에서도 가능하고 XMPP  지원하는 어떠한 다른 클라이언트 (예를 들어 리눅스에서 설치한 XMPP 지원 클라이언트)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기본적인 표준을 따르면서 확장하여 다른 표준과 연결해준다. 예를 들어 인터넷 전화 프로토콜인 SIP 와 일반 전화기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일반 통화만을 위한 전화기와도 통화 연결을 제공해준다. (Google Voice)

A기업의 전략은 자신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충성도는 높일 수 있다. 자사 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하게 되지만 반면 B기업은 클라이언트의 개념이 플랫폼과 기기의 형태에 관계없이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한다는 기능적인 목표에 중심을 두고 있다. A기업, B기업이 어떤 기업인가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체의 표준과 기술로 기기를 만드는 유명한 회사가 떠오를 수도 있고 국내 최대의 메세지 서비스 회사가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유추이든 생각해보면 해당 기능에 익숙해지고 습관적일 때는 상관없지만 스마트폰이 사라지거나 앱이 없는 상황, 인터넷이 끊긴 상황을 생각하며, B기업이 추구하는 표준과 표준을 연결해 통신을 연결하려는 노력을 비교하면 우리에게 어떤 서비스가 더 유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리하며... 

적절한 가치판단을 내리기 힘들기 때문에 명확한 가치판단의 기준이나 예를 제시하기는 어렵다. 만약 가치판단을 한다고 하면 아마도 개인적인 생각이 다른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충돌할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지켜야 할 것은 어떤 활동도 인간의 생명, 인권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교환가치로 처리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IT 기업은 그 기대와 발전 속도가 일반 생산산업에 비해 많은 차이점을 보이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권의 침해, 개인정보의 사적 사용 등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국가 정책과 기업의 도덕적 수준도 올라가야 할 것이다. IT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사용자를 (소비자를) 자본의 증가를 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업과 사용자를 이로움을 위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가치있게 만드는 기업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사용자로 어떤 기업인지 판단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자본 증가를 위해 사용자들이 필요한 기업
점점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내가 해야만 할 것들이 많아지는 기업이고 

사용자 이로움을 위해 가치를 만드는 기업
점점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기업이다. 

(사용자 입장이든, 피고용인 입장이든 비슷한 느낌이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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