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16, 2013

우연이란 기회 ─ 언어학적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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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단어를 습득할 때 흥미로운 내용 중에 하나가 바로 언어가 가지는 느낌과 차이점이었다. 시험을 위해 필요한 암기를 떠나 우리말 단어에 해당하는 단어가 여러가지인 경우 어떤 분명 차이점이 있는데 무작정 우리말로 해석된 단어를 중심으로 외워야 했던 것이 불편했던 기억이 가득하다. 당시 가장 흥미롭게 나에게 다가온 단어들이 바로 '중요한' 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였다. 생각해보면 '중요한'이란 표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표현들은 많았지만 마땅히 '중요한', '중요하다' 등을 대처할 단어는 별로 없지만 영어 단어에는 '중요한' 을 뜻하는 단어가 상당히 많다.

우선 생각나는 단어가 important 이다. 이외에도 significant, momentous, weighty, essential 등이 있고 중요한이란 뜻보다는 주요한이란 뜻으로 caridnal, prinicipal 등이 있고 이 밖에도 hightlighted 등과 같이 직접적으로 중요한이란 뜻은 아니라도 딱히 우리말로 번역할 때 중요한 으로 통용되는 단어들이 많다. 어릴 때 시사 주간지의 시계 광고에서 본 Significant Moment 라는 광고 문구가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영어 선생님에게 important 와 significant 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질문했는데 둘다 '중요한'이란 뜻이라고 대답해주셨다. 그런데 분명 다른데 단지 다양한 표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 각 단어들의 뜻이 비슷하다고 해도 분명 단어들의 언어적 기원과 느낌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significant vs. important 

보통 서명을 뜻하는 단어가 signature 이듯, sign 은 어떤 계약이나 승인 등 가시적으로 보이는 표식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단어의 어원도 라틴어 signum (표시) 에서 유래되어 서명이나 표시 뿐만 아니라 표식, 기호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즉, 전체적인 느낌은 뭔가 가시적으로 보이고 그 표시가 우리에게 뭔가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표시들은 분명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고 따라서 형용사 형인 significant 는 자연스럽게 중요한 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sign- 의 어미를 가지는 단어들의 느낌은 명시적으로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이 되는 의미있는 부분, 그 관련된 내용을 뜻한다고 보고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반면 important 는 중요한 이란 뜻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형용사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사람들에게서 쉽게 들리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너무 흔해서라기 보다는 important 란 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 주관적으로 중요한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그 주관적 입장 때문에 오히려 듣는 상대방에게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자주 사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importānt 는 어원을 살펴보면 중세 라틴어의 imports에서. (im- 속으로 + portāre 운반하다 + -ant -ANT =반입하다 → 반입할 정도의 → 중요한) 으로 수입하다 란 뜻의 import 와도 상당한 관계가 있는 단어임을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실제 쓰임에서도 important 는 명확하고 객관적 지표에 의한 중요도보다는 개인적 가치에 따른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느낌이 존재한다. 외부의 어떤 대상 (object ; 오브제) 을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라틴어 어원에서 보이듯이 속으로 운반하여 그 가치를 간직하는 느낌이다.

There are no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the two groups of students.
그 두 학생 집단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Your work has shown a significant improvement.
네 성적이 크게 향상되었다. 

의 예문과 같이 significant 는 가시적으로 표시될 만큼의 중요한 - 큰 이란 뜻과 성적과 같이 계량적이고 정량적 대상에 대해서 사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다소 객관적이거나 통계나 과학적 주목할 중요성을 나타낼 때는 important 보다는 significant 를 사용하여 그 뜻을 더 객관적으로 느끼게 해줄 수 있다.

Money played an important role in his life.
돈은 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Listening is an important part of the job.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그 직업에서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비해 important 의 느낌은 다소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된다. 따라서 important 는 자신의 느낌 상 중요함을 표현할 때 막연히 중요하다고 표현할 때도 사용될 수 있다. 문법적 요소로 형용사를 제한적 용법, 서술적 용법으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문법적 제약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significant 의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표시되는 대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예문에서 significant 다음에 명사가 따라오는 소위 제한적 용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문법적 규칙에 의한 제한이 아니라 단어가 가지는 느낌을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표현을 추구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opportunity vs. chance 

significant 와 important 와 비슷하게 '기회'를 뜻하는 단어에도 몇가지 영어 단어들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opportunity 이다. 그리고 chance 라는 단어도 떠오른다. 두가지 단어에도 역시 미묘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opportunity 는 어떤 목표를 향해 갈 때 자신이 예상한 적절한 환경과 상황을 더 표현하고 chance 는 그런 목표점을 향해 가는 과정이 아닌 정말 우연에 의해서 찾아오는 기회를 뜻하게 된다. 그래서 opportnunity 는 의도성을 가지거나 특정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상황 등을 더 느끼게 해주고 chance 는 기회란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연과 행(운)이라는 느낌으로 뜻하지 않게 찾아온 기회를 더 표현한다. 그래서 chance 는 기회란 뜻이지만 by chance 는 '우연히' 란 뜻으로 사용된다.


perspiration vs. inspiration 

인간은 끊임없이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떤 일을 성취하고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는 흔한 정설 (dogma)를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우연의 요소를 줄이는 것이 소위 성공하는데 필요한 내용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우연으로 시작된 어떤 성공도 그 가치가 덜하다고 평가 절하 시키기도 하고 우연은 가능하면 피해야 하는 성공의 장애물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런 정설의 편견 속에서 우리가 가지는 대부분의 기회는 우리가 상당히 노력하고 얻은 결과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삶에 우연이라는 요소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소위 노력이라는 과정은 기존에 해왔던 대부분의 과정을 그대로 열심히 따르는 답습의 과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연이 발견하게 해주는 다소 생소하고 엉뚱한 시도에 대해서 덜 중요하게 만들기도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면 얻을 것이라고 강요하지만 결국 그 노력의 굴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기존에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조금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성공과 발전은 우연이 가져다 주는 엉뚱함의 가치, '우연의 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심증적으로 수용하게 될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 1847~1931)이 이야기한 유명한 명언이 있다.
"Genius: one percent inspiration and 99 percent perspiration."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명언은 어느새 우리들에게 천재는 99%의 노력(땀)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로 알려졌고 보통은 99%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말은 오히려 '1%의 영감'이 없다면 천재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정 반대의 교훈을 주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즉, inspiration (영감)은 우리가 가진 기존의 생각이 아닌 우연이 가져다 주는 우연한 기회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우연을 찾는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inspiration : perspiration = 4 : 6 정도로 맞추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문제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우연과 우연의 완성을 위한 그 섬세한 작은 차이와 변화에 대해서 그다지 큰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chance 를 important 하게 가치를 두고 그 가치를 자신에게 import 할 수 있는 과정에 대해서 소홀히 한다면 자신에게 significant 한 변화를 만들기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우연처럼 흘러가는 자신의 주변의 사소한 가치를 important 하게 생각해 signifcant 한 결과, 가시화되는 결과로 만드는 순간이 바로 인간의 창의력이 빛을 바라는 순간이 될 것이다.

discovery, opportunity by chance

어느 날 한가득 밤을 먹을 수 있었다. 워낙 밤을 좋아해서 한가득 쌓아 두고 하나씩 공들여 밤껍질과 속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내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때 먹었던 밤은 시골 할머니께서 보내 주신 밤이었는데 벌레가 들어간 밤도 많았고 모양도 정형화되지 않은 그런 밤이었는데 가끔 밤의 꼭지를 뚫고 밤과 구별이 안가는 작은 죽순같은 새싹이 올라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때 작은 대롱같은 새싹은 참 신기했다.


시골 생활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밤의 싹이 어떻게 나오며 그 싹이 어떻게 자라는지 알게 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게에서 파는 상업적인 밤은 싹이 나오기 전에 상품 가치가 있는 밤만을 팔기 때문에 밤의 싹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상품화된 정형화된 밤만 경험한다면 아마도 여전히 밤의 싹이 어떻게 자라는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즉, 다양성은 우리의 우연을 다양하게 만든다. 다양한 경험은 우연을 만드는 기회이다. 그리고 또한 그 우연이 만들어 주는 다양성의 기회는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험의 다양성은 우연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그래서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는 학문 탐구의 과정을 통해서 앎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 우리는 어떤 지식을 알아야 하는지, 어떤 지식에 우리의 지적 호기심이 있는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우연이 가져다 주는 기회는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하는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찾고 창의적인 활동이 필요한 분야는 건강을 위해 규칙적인 삶의 활동도 필요할지 모르지만 새로운 우연의 기회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항상 똑같이 버스만 타고 출퇴근하지 말고 하루는 버스를 타고 다음 날은 지하철을 타고 그 다음 날은 조금은 다른 경로로 버스를 타며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이런 우연의 기회를 증가시키는 소소한 기회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modesty, means by chance 

우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대체로 우연이 가지는 그 다양성 뿐만 아니라 우연이 만드는 인간의 불안정한 모습을 인정하게 된다. 인간의 어리석은 특징은 모든 것의 결과가 나온 것처럼 생각하며 세상의 원리를 다 파악했다고 지금 당장의 일들을 결론 내어 버리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우연은 정말 생각하지 않은 일처럼 우연으로 일어난다. 그런데 겸손하지 않은 자만은 쉽게 결론을 내어버리고 그 순간 우리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우연의 과정을 무시하게 된다. 그리고 우연이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가치와 그 우연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항상 인간의 활동에는 그 충분한 노력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그 부족함에 대해서 인정하는 것 - 겸손의 과정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 어쩔 수 없는 영역은 바로 우연의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우연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이 가진 지식의 영역을 맹신하지 않고 항상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우연의 영역까지 섬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 다가오는 그 우연이 기회가 될 수 있게 항상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바로 한번 살펴본 (search) 것도 다시 살펴보는 (re-search) 연구의 과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연구는 겸손, 우연, 기회의 과정이 반복되는 과정이다.

To the necessity-beleiver... 

필연(necessity)이라는 이름으로 회상하는 사람은 많아도 필연이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필연은 결과가 이미 만들어진 상황에서 우연의 연속을 해석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필연을 쫓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환상과 그래야만 하는 극적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자아가 꿈꾸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난 과거의 사건들은 되돌아보면 결국 인과관계의 연속이기 때문에 그 중 우리 마음에 드는 것을 필연이라 설명해도 별로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만을 쫓으며 필연을 강조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만 바라보면 앞서 설명한 우연의 기회를 쉽게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런 의미에서 기적은 특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우연의 다양함 속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숨겨져 있다. 다만 우리의 시선이 평소에는 머무르지 않지만 어느 순간 우연한 기회로 우리의 시선이 머물게 되어 발견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기적은 우리의 시선에 사로잡힌 시공간의 일치가 바로 기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사소한 우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고민할 때 그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평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이미 존재하고 있엇지만 다만) 인지하지 못한 우연을 찾는 것이다.

메디치 효과 (Medici Effect) 라는 책을 보면 특정 분야의 오래된 문제의 해결책은 다른 분야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아닌 경우도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사막 한가운데 에어컨 없는 시원한 주거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생물학자는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개미집을 소개한다. 개미집의 구조와 공기 순환 구조는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시원한 거주 공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인간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항상 휴식같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 휴식은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문제에서 벗어나 우연의 힘을 믿으며 편안하게 세상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시간이다.


세상은 우리의 모든 해결책이 우연이란 이름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에 우리의 마음이 놓이고 시간을 같이 한다면 우연은 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연의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믿어보자. 인간의 어리석음은 정말 지식이 부족할 때가 아니라 지식과 자신에 대한 맹신으로 수많은 우연의 기회를 무시하며 살아갈 때이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으며, 제대로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편견의 시각으로 우연을 필요없는 것들로 만들어 버린다.

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chance import 하는 과정이 없다면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이름으로 승인(sign) 할 수 없는 것이다. 소위 '헛된 노력'이란 그 노력의 과정에 집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치를 자신의 눈으로 important 하게 바라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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