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8, 2013

마지막 순간을 알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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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한지 얼마 안된 부부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출근하려 한다.

늦게 출근해도 되는 남편은 조금 더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흐린 날씨 탓인지 부인은 남편에게 조금 일찍 같이 출근하면서 자기 좀 데려다 달라고 청했다.

남편은 조금 더 잘 수 있는데 서둘러 출근하면 피곤할 것 같아서 부인의 부탁을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그리고 혼자 출근하러 가는 그 아침 부인은 교통사고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약 누군가의 부탁이 마지막 부탁이었다면, 아무리 미운 상대방이라도 쉽게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인간에게 마지막이란 그 어떤 좋은 형용사를 붙인다고 해도 슬플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에게 "해피 엔딩 (Happy Ending)" 이란 가장 모순 가득한 표현이다.

마지막이란 그렇게 슬픈 것이다. 그 슬픔을 이기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믿음을 가진다. 그리고 아무리 그 믿음의 굴레 안에서 위로 받고 다시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얻는다고 해도 결국 다시 언젠가 그 슬픔의 기억 안에서 다시 슬퍼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이란 항상 숙연하게 대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은 슬프지만 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상상해보자.


오늘 들은 부탁이 조금은 귀찮아도 즐겁게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매 순간이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면... 죽음은 그렇게 삶에 더 큰 의미를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우리가 죽음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죽음이 주려는 의미조차 우리는 느낄 수 없을 것이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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