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30, 2014

트랜센던스 (2014) ─ 정보는 의식과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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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 물질을 지배하는가 반대로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는가?

이 고전적 질문은 항상 인간이 철학과 과학을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하며 대립하는 문제가 되어왔다. 이 질문은 비단 철학자나 과학자들만의 몫은 아니다. 아주 간단한 삶의 예제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자신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 눈을 가리고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보라고 한다. 그런데 방 주인이 들어가기 전에 침대는 방에서 빼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만약 방 주인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침대에 가서 누워보라고 하고 눈을 가리는 이유는 자신의 방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 말한다면 방 주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방에 침대가 당연히 있다고 믿었다면 아주 익숙하게 침대의 위치를 향해 안심하고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주인의 운명은 참 아프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 주인이 항상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혹시 침대가 제대로 있는지 의심했다면 그 믿음의 정도만큼 쉽게 침대의 위치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침대가 있다 없다 는 객관적인 사실이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 아무리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될수도 있고 비록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침대라고 해도 그렇게 있다고 믿는다면 주인에게 침대는 존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존재가 객관적인 대상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정보 (information) 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란 실제 있는지 아닌지 (존재)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정보가 주인 (주체 ; subject) 가 제대로 획득하고 있는가 아닌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The Consciousness of Stones, Jacek Yerka

의식을 이야기할 때는 항상 앞서 설명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주체가 있어야 한다. 데카르트가 이야기한 것처럼 아무리 부정해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마지노선 같은 존재는 바로 의식의 주체라는 점이다. 침대의 존재가 주체가 가지는 의식에 따라서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상당히 재밌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때로는 신념의 문제로 귀결되기도 하지만 결국 신념도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자신만의 정보를 축적하고 저장한 결과라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의식이 존재를 지배하여 의식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물질은 존재할 수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관념론 (idealism) 이다. 물론 철학적 역사에서 바라보는 관념론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의식 혹은 인간이 만든 개념 (concepts) 들이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반대되는 생각이 있다. 바로 유물론 (materialism) 이다. 유물론은 결국 물질 혹은 실체가 인간의 의식을 형성하고 근본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말한다. 즉, 물질의 존재는 인간의 관념과는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서 오히려 인간이 대상 물질에 의해서 의식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방 주인 / 침대의 예를 생각해보면 방 주인이 침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침대가 사라진 공간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바로 침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물질의 유무가 아직 방주인의 의식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하면 된다.

관념론 / 유물론 두가지 개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더욱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정보 (information) 이다. 관념(의식)이 물질을 지배하는 경우나, 물질에 의해 의식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관념과 물질 사이에 정보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관념이 먼저이다 물질이 먼저이다 이야기하는 것을 떠나 어떤 것이 먼저일 경우에도 항상 물질이 의식에, 의식이 물질에 적절한 정보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화 트랜센던스 (Transcendence; 2014)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관념론 / 유물론의 서론이 길어진 이유는 영화에 관한 많은 관심의 초점은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혹은 공상과학의 허황된 범위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시선은 컴퓨터에 이식된 주인공이 일종의 인공지능이 되어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는 욕심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는 시선들을 많이 접하고 나서 분명 생각하는 시선이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의 시작은 한 과학자 (조니 뎁) 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시점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감정, 인지적 능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처리 능력을 가진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고 이런 기술 개발이 인류에 재앙을 일으킬 것이라는 반기술테러리즘 단체에 의해 저격을 당하게 된다. 총상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방사능을 가진 총알이었기 때문에 치명적 방사능 피폭에 의해 과학자는 죽어가게 된다. 죽기 전 동료 과학자에 의해 자신이 개발한 시스템에 소위 업로드 된다. 그렇게 업로드 된 후 인터넷에 의해 확산되고 시스템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동작하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에 업로드 된 과학자는 데이터와 통신만으로 협력자들을 불러 모아 새로운 영역을 만들게 된다. (전반부) 


이 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불모지를 매입하고 거대한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시설과 컴퓨터 연산을 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실제로 실용화되지 않았지만...) 를 개발하고 대규모 전산센터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나노 크기의 로봇을 만들게 된다. 이 로봇은 기존의 의학으로는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을 치료하고 많은 지지자들을 모으게 된다. 과학자를 저격한 반기술테러리즘 단체는 이 시스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정보는 비밀리에 이 시스템을 파괴하려고 계획을 세우지만 죽은 사람도 나노 로봇에 의해서 다시 재생시켜서 살리는 등의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여 대응하게 된다. 결국 죽었던 과학자도 살아있는 육신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후반부) 

결론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간략하게 줄거리를 마무리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전반부의 도입이나 이야기의 전개에 대해서는 이해하는 편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억지로 만든 이야기 혹은 액션의 요소를 도입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아닌가 이야기한다. 그 의견과는 반대로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모습은 오히려 더욱 더 많은 흥미를 만들어 냈다. 서론에서 이야기한 의식이 물질을 지배하는가? 반대로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는가의 근본적 질문을 더욱 더 흥미롭게 했던 부분이다.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이와 아주 비슷한 구조를 가진 미국 드라마 레볼루션 (Revolution, 2012) 을 소개하고 싶다.

레볼루션 (Revolution, 2012) 2012년에 시작해서 2014년 현재 시즌 2 가 마무리 되었다. 줄거리는 갑자기 전세계의 전기가 사라져서 인간의 모든 문명 생활이 중단되고 전기를 쓸 수 없는 시대가 되어 교통수단, 전기제품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국가보다 무력이 지배되는 세상이 된다는 내용이다. 돈 많이 벌던 구글 엔지니어는 한순간 아무 것도 제대로 못하는 뚱땡이가 되고 힘 잘쓰고 전투에 강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처음에는 전기가 사라진 인간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전기가 사라진 원인을 찾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필요한 부분만 이야기하면 결국 전기가 사라진 이유는 미국의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어 만들어진 것이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해서 자율적으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나노가 개발되었고 이 나노가 활동을 하게 되면서 필요한 전기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게 되어 전세계의 전기가 소모되어 사라지게 된 것이었다. 드라마에서 나노는 트랜센던스의 나노 로봇과 거의 비슷한 역할을 한다. 사람을 불태워 죽이기도 하고 때로는 필요한 사람을 살려내지만 정작 죽은 이의 기억, 의식이나 자아가 아니라 기억이라는 정보를 통해 사람처럼 행사할 수 있기도 한다.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레볼루션의 나노라는 존재는 트랜센던스의 나노 로봇과 거의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그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나노 로봇이라는 존재의 설정으로 새로운 사고 실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구체적인 부분을 하나씩 생각해 본다.

1) 나노 로봇은 어떻게 인간을 치료하는가? : 나노 로봇의 핵심은 작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작아야 인체의 구석 구석 다니면서 치료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나노 로봇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랜센던스와 레볼루션 모두에서 아주 간단하게 지나가는 식으로 나온 핵심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트랜센던스의 경우 다양하게 수집된 정보가 제대로 된 정보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분석하기 위한 양자 컴퓨터와 같은 처리 능력이 뛰어난 컴퓨터가 필요했다. 만약 나노 로봇이 인체 내부로 들어가서 탐험을 하다가 자신이 만난 세포가 암세포인지 일반세포인지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파악된 암세포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반세포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주변의 동료 나노 로봇들과 함께 암세포만 구별해서 찾아내고 물리적, 화학적 방법 등으로 암세포만 괴멸 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노 로봇은 자신이 만난 세포가 암세포인지 정상 세포인지 구별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 기능 뿐만 아니라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2) 얼마나 많은 정보가 인간처럼 만들 수 있는가? : 만약 한 사람의 취향, 친구, 관계 등을 포함하는 기억과 조금 더 확장하여 논리 구조를 저장한다면 정말 인간처럼 보일 수 있는가? 이에 관해 최근 튜링 테스트의 결과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튜링 테스트란 앨런 튜링이 1950년 기계가 지능을 가질 수 있는가? 그리고 만약 지능을 가졌다면 이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인간이 대화하는 상대가 기계인지 인간인지 일정 수준 판단할 수 없게 된다면 즉, 기계와 대화하지만 상대방은 실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이를 통해 기계도 일정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인간의 지식 체계와 지능을 논리적으로 갖출 수 있는 기계각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트랜센던스에서 제시한 것처럼 한 사람의 지능, 지식 체계를 모두 업로드 할 수 있다면 그렇게 업로드 되어 나타난 대상은 원 대상 (주인)의 모습을 얼마나 닮을 수 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지능, 지식이 모여야 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지도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살아온 기억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지, 어떤 대상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했는가와 같은 정보가 포함되어야 하는지 그 영역을 선택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여 마치 기계가 한 인격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정보가 필요한지 알아내는 작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앞서 [ 빅데이터의 거품과 희망 ─ 개인 정보 & 공적 정보 ] 에서 소개한 개념으로 어떤 '존재'가 의미를 가지기 위한 '최소한의 구성 요소 (minimum span of sets)' 를 찾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즉, 빅데이터가 나에게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정보의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만약 나란 존재가 통계적으로 무척 평균적이고 표준적인 존재라면 정보의 영역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를 표현하기 위한 정보의 영역은 확장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쉽게 접근되지 않는 영역까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3) 정보는 어느정도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가? : 의식이 물질을 지배하는가?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는가? 의 질문에서 조금 확장되었다. 서론에서 언급했지만 의식 / 물질 사이에 정보가 교류해야 결국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조금 대범(?)하게 의식이 없지만 정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아주 좋은 상상으로 트랜센던스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컴퓨터에 업로드 된 주인공의 모습을 한 컴퓨터 시스템이 의식 (consciousness) 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다양한 경로로 수집된 정보가 없다면 컴퓨터또한 무엇인가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식은 존재하지 않지만 컴퓨터 시스템은 나노 로봇을 만들어 물질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점에서 물질을 지배한다고 말하기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색다른 시각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정보가 물질을 지배하는 예를 생각할 있을 것이다. 요즘 세상의 시설들은 전자 제어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핵발전소 원자로의 온도가 실제로는 과열되고 있는데 높지 않다는 거짓 정보를 내보내면 어떻게 되는가?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 (validation & verification) 이 없다면 원자로를 실제로 들어갈 수 없는 인간은 이를 그대로 믿거나 자동 제어 시스템에 의해서 냉각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기계 / 제어 시스템이 아니라 (파이프의 역류를 막는 체크 밸브 등) 정밀한 제어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은 결국 전자 / 전산의 정보를 통한 제어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결국 실체하지 않는 대상도 전산 정보를 통해 거짓 정보는 충분히 만들어 질 수 있다.

4) 정보는 어느정도 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가? : 물질이 의식을 지배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내분비 물질이다. 즉, 우리의 감정, 기분은 내분비 물질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인간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서 분비되는 내분비 물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반대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특정 내분비 물질을 증가시키거나 억제시킬 때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나 마취와 같이 특정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질의 영향으로 우리가 느껴야 할 내용들을 알아내지도 못하게 정보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Nano Medical Machine

만약 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의도를 가지고 걸러진다면 해당 정보만으로 사실을 파악할 수 있기는 쉽지 않다. [ 거칠어 지는 언론 - 미디어의 그레샴 법칙 ] 을 통해 미디어는 충분히 왜곡될 수 있고 왜곡된 정보를 가진 개인의 의식도 논리적 한계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5) 의식과 물질을 모두 지배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지배할 수 있는가? : 인간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당장 내 눈앞에 닥친 위협,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총을 겨누며 위협을 한다면 분명한 두려움이자 공포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인간은 당장 눈에 보이는 위협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어날지 모르는 개연성을 가지는 위협에도 충분히 큰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런 두려움의 정도는 스타워즈 1편 (이야기상으로 1편이지만 실제로는 4번째 만들어진)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잘 이야기해준다. 보이지 않는 위험 에피소드의 원 제목은 The Phantom Menace 이다. 스타워즈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지식, 지혜에 따라서 느끼는 위험의 정도가 다르다. 우리의 귀요미 스타 요다의 경우 그 위험의 정도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오비원은 덜 느낄 수 밖에 없다.


정보 (information) 이 실체적인 위협 혹은 위험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지만 정보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가장 두려움을 만드는 필수적 요소가 된다. 정보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는 실체적인 위험이 다가와 자신이 위태로워지는 순간까지도 알아내지 못한다. 역설적으로 정보는 무형의 실체가 없는 것 같지만 가장 힘이 있는 요소이다. 정보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사실 정보와 거짓 정보이다. 결국 정보를 가진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정보에 대한 진위여부 그리고 자신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결국 결정하는 사람의 몫이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는 분명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터는 인간의 의식과 물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처음의 질문은 의식과 물질의 문제였지만 정보의 문제를 거쳐 그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를 생각해보자. 모든 데이터는 정보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정보는 데이터이다. 데이터란 필요에 의해 모아지기 직전의 의미없어 보이는 원형 데이터도 모두 포함한다. 그리고 적절한 분석에 의해서 인간에게 필요한 정보로 가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데이터가 바로 정보가 된다.

정보가 인간의 생각,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생각의 결과로 의식된 개념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행동의 결과로 물질의 변형, 이동, 이용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데이터는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체는 없지만 그 실체의 영향을 평가할 수 없는 충분한 가치를 가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좀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전자기기와 같이 살아가는 순간 우리도 모르게 저장되는 우리의 개인적 데이터 (사적 영역) 에 대한 관리와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개인적 데이터는 해당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가족, 친한 지인의 정보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 나간다면 그 정보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도록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가능한 이유는 데이터 /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관념론에 입장에서 대변하면 결국 데이터 / 정보라는 것도 관념적 객체가 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유물론보다 더 설득력있지 않는가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영화 트랜센던스는 그 시사점에 대한 충분한 생각할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관념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충분한 오히려 뛰어난 능력을 가진 기계라면 어떻게 되겠는가이다. 인공지능이 오히려 상상의 영역이었던 예전에는 관념론의 입장을 좀 더 지지할 수 있지만 관념의 주체가 기계라면? 이란 아주 짧은 질문으로도 기계는 관념의 주체인지, 물질의 주체 (정보로 이루어진 하드웨어 기계덩어리...) 인지 구별하는 것조차도 힘들어진다.

영화의 리뷰라 했지만 사실 우리의 삶 속에서 아주 짧게 다가오는 의식과 물질... 그리고 그 의식과 물질에 영향을 주는 정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며, 그 정보가 반대로 의식과 물질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은 소위 정보화의 홍수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의식을 가진 물질 (인간)으로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점점 정보 / 데이터는 인간과 충분히 분리될 수 있는 대상으로 그리고 컴퓨터의 능력과 분석 능력이 발달함에 따라서 (이를 진화라 부르기 참 힘들다...) 그 영향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영화 트랜센던스와 드라마 레볼루션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데이터 / 정보는 인간의 철저한 소유물이고 충분히 통제 가능한 존재라고 믿고 그 믿음에 의심하지 않았지만 지금와서 처리되는 데이터의 양과 인간에게 충분한 영향을 주는 정보의 양을 고려할 때 오히려 우리가 정보 / 데이터의 노예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아직은 두려움이라 말하기에는 이른 것 같지만 충분히 두렵지 않다 말하기에도 어려운 전환의 시대 (transitional era) 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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