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ly 1, 2014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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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가장 비싼 커피 혹은 고급 커피와 같이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 커피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비싼 커피의 하나로 많이 거론되는 커피 중 하나는 루왁 (luwak) 이 있다. 루왁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옛날에 인도네시아에 놀러갔다가 루왁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는 루왁의 인기에 의해 야생 사향고양이를 잡아 갇두어 만들지 않고 [ 인간의 기호를 위해 사라지는 생명들 ] 숲에 사는 원주민들이 우연히 발견한 사향고양이의 배설물 중 소화되지 않은 커피를 소량으로 모아서 지역에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거칠게 커피 몇잔 주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점점 많아지는 유통량과 소위 고급이라는 이름으로 수요가 많아지자 야생에서 살아야 하는 사향고양이들이 갇혀서 커피원두만 먹으며 시력도 잃고 결국에 죽어가면서 인간의 욕심에 죽어가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루왁 커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언젠가 커피를 즐기는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소위 '착한 가격'이라며 아주 좋은 원두로 만든 커피가 소비자에게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에 대해서 모두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싼 가격이 소비자에게 착한 가격은 될 수 있지만 그 착한 가격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의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서 결국 어떤 원두를 쓰고 그 원두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인건비는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셨다. 언제부터 자신에게 돌아오는 가격만 싸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별 상관없는 소비의 존재가 되었다. 사실 원두가 품질이 좋은데 값이 싸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력에서 착취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유통업자들은 싸게 농장에서 가져와 비싸게 유통시키며 가장 많은 댓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 대신 탐욕을 채워가는 것이다. 


제는 여기에 있다. 인간은 어느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 어떤 가격이 정해지는지 별로 (거의 대부분) 똑똑하지 않다. 

루왁 커피는 그런 의미에서 최종 수요에서 형성된 가격이 만들어 내는 욕심에 실제로 루왁이라는 향과 고유의 맛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스스로 망치는 과정 뿐만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운 일부였던 사향고양이의 생명마저 파괴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사향고양이는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사냥에 의해 잡혀 다양한 풀과 곤춘 등 야생에서 커피 열매 (체리) 와 함께 먹어야 만들어지는 소화기관의 독특한 풍미는 인간의 인위적인 사육에 의해 서라지고 커피만 먹고 온갖 질병과 심지어 제대로 소화되지도 못한 채 나온 커피빈 (원두) 은 루왁이라는 이름 (브랜드) 로 비싸게 팔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는 자신이 고급 커피를 마시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는 착각을 통해 소위 '고급의 소비'를 자랑스러워 하게 되었다. 


이와는 다르게 생산지에서 생산량이 관리되어 한국에서는 대중적 인기가 거의 없는 커피가 있다. 바로 하와이 섬의 코나 (kona) 원두이다. 최고의 커피라는 명성으로 거의 전량이 중동의 부자들에게 수출되기에 대중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은 원두이지만 하와이 섬이나 코나 원두를 취급하는 가게에서 코나 원두를 접한 사람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바로 우리가 느끼던 그 커피의 맛과는 다르게 참 밍밍하고 평범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눈을 감고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코나 원두는 전문가가 아니면 많은 호평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흔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격과 명성을 미리 이야기하면 같은 코나 원두도 그렇게 밍밍했던 맛도 자연스러운 풍미, 강하지 않은 은은함 등과 같은 자신만의 극찬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가장 맛있는 커피가 무엇이냐?' 고 물었을 때 유독 브랜드, 혹은 상품명 커피의 소비량이 많아진 요즘에는 이디오피아 산 무엇, 콜롬비아 무엇... 과 같이 커피 원두 수입업체나 알 필요 있을 것 같은 상당히 세부적인 내용으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재밌는 부분은 본인은 그런 것 다 필요없고 봉지 커피가 맛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봉지 커피 (인스턴트 커피) 중 무슨 브랜드가 맛있다고 지칭하는 것도 역설적으로 브랜드 중심의 취향이라는 것이다.


한때 동네에 뭔가 커피의 전문가이신 분이 운영하는 커피집에 매일 아침 커피 한잔을 한 경험이 있었다. 원산지에 따라서 원산지도 같지만 농장에 따라서 다른... 다양한 원두에 따라서 맛이 정말 다를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내가 어떤 맛의 커피를 좋아할까 찾기 위해 원산지와 맛을 기억하며 마셔보다 같은 원산지의 같은 원두를 마셨는데 예전의 느낌과 달라 물어보았다. 

"예전에 느꼈던 맛이랑 뭔가 다른 것 같아요..."

나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시더니 나에게 대답해주셨다.

"예리하시네요... 원두는 같은 원두이지만 어떻게 볶느냐 (로스팅) 그리고 볶은 다음 얼마나 지났는지에 따라서 맛은 달라질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날 손님의 입맛이 오늘 손님의 입맛과 같을리 없잖아요..." 

그 말을 듣고 난 한참동안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람도 바라보면 어느 하나 같은 사람도 없고, 심지어 쌍둥이도 다 다른데 커피라고 모두 같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데 커피집 아저씨가 또 말을 이어가셨다. 

"사실 다 같아 보이는 원두이지만 로스팅하다 보면 원두 하나 하나 모두 다 다르게 생겼어요." 

왜 우리는 그렇게 무엇인가 그룹화된 대상에 비교하고 순위를 매기고 싶어할까? 아무리 루왁이라도 죽어가는 사향고양이가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한 질 나쁜 커피 원두라면 땀흘려 농사지은 과테말라의 이름 모를 원두보다 훨씬 맛이 없을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쉽게 상업화된 제품과 브랜드에 쉽게 평가하고 가치를 매긴다. 

그 어떤 상업적 가치가 나의 가치를 높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결코 허세와 허영의 겉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박함의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안다. 그리고 그 가치의 다양성과 제대로 맛을 이야기할 수 있는 편견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면... 브랜드와 상업적 제품에 길들여져 그 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나요?" 라는 질문에 루왁이나 코나 원두에 미디엄 로스팅에 얼마동안 숙성시킨 그런 커피로 어떤 에스프레소 머신에 내린 후 ... 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비스켓 하나 같이 적셔먹는 커피"  
"추위에 떨고 있던 누군가에게 건네며 나눠 마신 커피" 


라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세상에 물들은 상업적 가치와 브랜드 그리고 그런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더 아름다운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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